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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의 대한민국.(26)

  • 작성일 2009-07-24 11:46:52 | 수정일 2009-08-09 18: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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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제가 잠깐 말실수를 했습니다. 너그럽게 봐 주십시오. 다시는 이런 실수 번복하지 않겠습니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얼굴은 여전히 딱딱했다. 범휘가 자신의 술잔을 주 실장에 쥐어주며 무릎을 꿇고 술을 따랐다.

    “자! 한잔 받아주십시오. 형님께서 고마우신 분들이라며 절대 섭섭하게 하지 말라고 그렇게 당부를 했는데 이렇게 실수를 하고 말았네요. 형님께서 절대 저희 같은 놈들이 감히 올려다 볼 수 없는 분들이라고 그렇게 신신당부를 하셨던 일인데.”

    범휘가 자신을 낮추며 사과하자 주 실장의 기분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가라앉은 분위기를 띄우려 오 사장이 나섰다

    “하하. 이 사람아. 먼 길 오신분이 실수 좀 할 수 있지. 왜 그러나. 자자. 어서 들자고.”

    오 사장은 털털한 웃음을 보이며 주 실장의 어깨를 가볍게 두들겼다.

    이번엔 주 실장이 거만하게 범휘의 술잔을 채워주었다.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두 손을 가지런히 하여 술잔을 받았다.

    ‘니들이 얼마나 고상한 놈들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차피 여자 밑구녕 팔아서 배불리는 건 우리와 다를 게 없잖아. 한 번 두고 보겠어. 니들의 잘나빠진 체면, 얼마나 돈이 되는지 한 번 두고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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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띠리리 띠리리)

    “어이! 유 실장.”

    “장 사장님 바쁘세요?”

    “하하. 지금 인천항 들어와 있지. 오늘 물건 도착하는 날이잖나.”

    “여기에서 일은 깔끔히 처리해 놓았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오십시오.”

    “하하 그래? 좋구먼. 알겠네. 이따 전화하지. 지금 배들어 온 거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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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야. 아직 배도 안 들어 왔잖아. 7시에 오는 거 맞아?”

    인천항에서 30분을 기다린 아영이 시계를 보며 말했다. 시계는 벌써 7시 2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비는 아까보단 조금 굵어졌지만 많은 양이 내리지는 않았다. 인천항은 많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시끌벅적한 시장과 같은 공간이 아영은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다. 도착한 뒤부터 계속 입이 삐죽 나와 있는 그녀를 보고 있자니 천은 미안함 보다 약간의 짜증이 밀려왔다. 하지만 대놓고 짜증을 보이진 않았다. 오히려 그럴수록 집요하게 말을 걸었다. 주절거리기라도 해야 그녀가 이런 난민수용소 같은 곳에서 폭발하지 않을 것 같았다.

    “하하. 비가 와서 좀 지연되나봐. 내가 관리사무소가서 좀 알아볼게. 이 자식들 월급은 날로 처먹나? 늦으면 늦는다고 애기를 해줘야 할 거 아니야?”

    뒤돌아서는 천을 아영이 붙잡았다.

    소재원 sojj12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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