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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의 대한민국.(20)

  • 작성일 2009-07-07 00:03:32 | 수정일 2009-07-26 08:48:36
  • “이 새끼들아. 니들 저번에 장난감(도난 차량에 번호판을 위조해 타는 차량들, 쌍둥이 차라고도 부름)가져와서 실수 했을 때 형이 니들한테 뭐라고 한마디라도 했어? 이 새끼들이 배때기가 불러서 그렇지? 응?”

    흥분한 범휘가 사내들의 정강이를 차례대로 걷어찼다. 살짝 인상이 구겨지기만 했을 뿐 사내들은 꿋꿋이 버텨냈다.

    범휘는 탁자에 몸을 기대며 한동안 말없이 그들을 바라보았다. 화를 조금 가라앉히려는 것이었다.

    다시 범휘가 말했다. 좀 전과는 다르게 달래는 목소리였다.

    “이봐 아우들. 입금가가 부담되는 것도 아니잖아. 형이 원가 공개하고 거기서 원금 플러스 50만원만 더 입금 시키라는데 뭘 힘들어 하는 거야? 차를 무겁게 떠오는 것도 아니고 시세보다 100만 원 정도 낮게 떠와서 아우들 먹고 살게 해주겠다고 이 짓거리 하고 있는 건데. 왜들 그렇게 정신을 못 차려? 그렇다고 형들이 서류 없는 막대포를 떠오는 것도 아니고 차차차(사채시장, 2금융, 3금융, 노름방, 정선 전당포 등을 차차차라 부른다.)에서 서류 풀로 갖춰진(차량 포기각서, 차량운행 승낙서, 등록증, 차주인감. 차용증.)차량들만 가져오는데 뭐가 그렇게 힘들어?”

    사내들은 여전히 아무런 미동도 하지 않고 서있었다. 두통을 느낀 범휘가 미간을 주물렀다. 하지만 두통이 가라앉기도 전에 주머니에서 휴대전화의 진동이 울렸다. 발신자를 확인하고 바로 전화를 받았다.

    “쉬셧으까. 형님.”

    “그래 아우. 형이 지금 정선 넘어와 있는데 일이 잘 풀릴 거 같아. 일단 거기 있는 사업체 모두 정리하는 쪽으로 하자고.”

    이야기가 복잡하고 중요하다 생각한 범휘가 밖으로 나가 통화를 이어갔다.

    “형님. 분당 사업 모두 말입니까요?”

    “그래. 안마보도만 빼고 마이킹 있는 아가씨들은 모두 정선으로 보낼 거야. 그리고 대포차는 모두 처분해. 체납 없는 차량들은 모두 구청 가서 강제이전해서 중고차로 넘기고 체납 있는 차들은 원가로 해서 모두 업자한테 넘겨. 그래도 처분 안 돼는 차들은 꼬마들한테 콜택(일반차로 전화를 받으면 집 앞에서 태워서 택시처럼 이동해 주는 차들을 말한다. 이 차들은 메다가 없고 그들만의 정해진 금액으로 움직이며 대부분 고급차들이 많이 있다. 유흥업소 종사자 들이 많이 이용을 한다.)해서 월 차 받아먹자고. 그래도 남는 차들은 뭐 중국 업자들한테 분해해서 넘겨야지.(분해된 차들은 중국으로 수출된 다음 그곳에서 다시 재조립을 하게 된다.)”

    천의 말이 끝나길 기다린 범휘가 단숨에 질문을 던졌다.

    “형님 정선을 왜 가시려고 하십니까? 지금 여기서도 괜찮은데 말입니다요.”

    “가서 이야기 하자. 형이 지금 같이 일 할 분들 모시고 있으니까, 정선 시내 쪽으로 운전할 동생이나 하나 보내.”

    궁금증이 밀려왔지만 더 이상 물어볼 수 없었다. 여기서 집요하게 질문을 하게 되면 분명 듣기 싫은 소리가 들려올게 뻔했기 때문이다.

    “알겠습니다요. 편히 쉬십시오.”

    한숨과 함께 범휘가 다시 안으로 들어서자 사내들은 여전히 장승처럼 서있었다.

    “며칠 안으로 차량 모두 처분한다. 원가로 무조건 처분해. 안 되는 것은 형이 알아서 할 테니까.”

    범휘의 음성이 낮게 깔렸다. 사내들은 그의 말에 불안함을 내비쳤다. 그 중 한 사내가 입을 열었다.

    “형님. 차량 모두 말입니까? 그래도 어느 정도 자리 잡고 있는데 말입니다. 왜 그러시는지.”

    범휘는 자신도 모르는 일을 물어보는 사내에게 열이 올라왔다.

    “형이 몇 번을 애기해야 알아 처먹나! 니들은 생각하지 말라고 했잖아. 형이 시키는 것만 알아서 하라고. 네가 생각해 버리면 한 박자 늦춰지는 거야 한 박자 늦춰지고 일시작하면 이미 늦는 거야.”

    정적이 흘렀다, 누구도 범휘에게 질문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휴~ 정선 갈 거야. 모두들 준비하고 있어.”

    소재원 sojj12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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