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강진 작천 황금들 메뚜기축제'를 가다


  • 메뚜기 축제장을 찾은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은 걸을 만큼 걸었다이다. 본 행사장에서 메뚜기 축제장까지 왕복 1km 정도, 가래치기 체험장까지 왕복 2km 정도, 대략 3km 이상은 걷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물론 자로 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는 아니다. 그러나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할 정도의 거리는 되었던 것 같다.

    체험장에 가기 위해 본 행사장을 빠져나와야 했다. 행사장 입구로 나와 도로를 건너지르자 농로를 따라 길 양쪽에 늘어선 허수아비 행렬이 보였다. 드문드문 서 있기는 하지만 시야가 확보되는 곳까지 허수아비들이 쭉 늘어서 있었다. 이 길을 따라 몇 분을 걸었을까. 마침내 예상보다 한산한 체험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체험장은 금강천을 건너지르는 다리 근처에 몰려있었다. 금강천 다리 아래는 다슬기 체험장이, 다리 건너 맞은편 논에 메뚜기 체험장이, 그리고 다리 건너 좌측 밭에 고구마캐기 체험장과 땅콩캐기 체험장이 있었다. 메뚜기 체험장은 원형이 훼손되지 않아 그나마 넓게 보였으나 고구마캐기 체험장과 땅콩캐기 체험장은 이미 몇 차례의 체험을 마친 탓에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았다.

    주변 여느 체험장과 마찬가지로 메뚜기 체험장도 한산했다. 몇몇 가족이 메뚜기 잡기를 시도하다 메뚜기가 잘 잡히지 않았던지 다른 체험장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논둑을 따라 길게 쳐진 푸른색 그물 근처에서 엄마와 아들이 메뚜기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그물에 매달린 메뚜기를 엄마가 발견해서 아들에게 알려주면 아들은 그물에 매달린 메뚜기를 잡는 방식이었다.

    고구마캐기 체험장에는 일가족으로 보이는 중년의 어른이 고구마를 캐고 있었고, 땅콩캐기 체험장에는 아빠와 함께 온 아이들이 땅콩을 캐고 있었다. 아이 아빠는 딸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바빴다.

    한산한 체험장을 떠나 본 행사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체험장을 가기위해 허수아비 길로 걸어오는 많은 가족들을 만날 수 있었다. 대부분 어린아이나 학생을 동반한 가족들이었다. 그 중 일부는 필자에게 체험장의 위치를 묻기도 했다.

    본 행사장 내에 마련된 미꾸라지 잡기 체험장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였다. 미꾸라지를 채운 체험장 내에 들어가 미꾸라지를 잡으려는 아이들과 체험장 밖에서 그 모습을 휴대폰에 담으려는 부모들로 빈틈을 찾을 수 없었다. 미꾸라지를 잡던 한 아이가 엄마에게 자랑하려고 미꾸라지 담긴 유리병을 들어보였다. 체험장 밖 한편에서는 바닥에 떨어뜨린 미꾸라지를 주우려고 미꾸라지와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도 보였다.

    백화점에서 무료시식코너가 항상 인기가 있듯이 메뚜기요리 무료시식코너도 마찬가지였다. 음식을 내놓자마자 게 눈 감추듯 음식그릇이 텅텅 비었다. 그 덕에 만들어진 요리는 구경도 제대로 못해보고 요리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그릇에 담긴 메뚜기만 카메라에 담았다.

    • 윤승현 news@jeo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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