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농촌은 신축되거나 이미 설치되어 있는 축사로 인해 축산농가와 주민들 간의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축산농가는 축사 설치가 합법이라 문제가 없다고 강변하고 있지만 마을 주민들은 축산 악취로 인해 하루하루가 고통스럽다. 지차체도 축사 설치 장소에 관한 문제점을 알고 있으나 단속할 법이 없어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몇 달 전, 축산 농가들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소 값으로 목돈을 만지며 부농의 꿈을 키우고 있을 때 일반 국민들은 금 값 같은 국내산 소고기를 군소리 없이 애용했다. 그러다 미국산 소가 수입된다고 하자 축산 농가들은 못살겠다고 아우성쳤다. 손해볼 것이 두려워 자살하는 사람도 생겼다. 이때도 국민들은 축산 농가 편에서서 정부와 싸웠다.
그런데 미국산 소고기가 수입된다고 하는데도 축사가 줄어들기는 커녕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외딴 곳에 있던 축사가 마을 어귀까지 진출했고 어떤 마을은 방문하기 힘들 정도로 축산 악취가 진동하는 곳도 있다. 어떤 이는 축사만 남의 마을에 지어 놓고 자신은 축사가 없는 곳에 살고 있다 한다. 이 정도 상황이라면 이기적인 주민들이 아니라 하더라도 당연히 반발할 수밖에 없다.
이렇듯 축산농가의 이기심이 부른 폐해는 지역공동체의 존립기반 마저 흔들 정도로 심각하다.
우리가 농촌에 사는 이유는 무엇인가? 문화적인 면에서 도시보다 열악하지만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자연환경에서 산다는 자부심 때문이다. 이는 농촌에 사는 우리가 누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특권이기도하다. 그런데 우리네 삶의 터전에서 조차 매일 악취를 맡고 살아야 한다면 삶이 너무 절망적이지 않겠는가.
관계당국은 이제라도 축사 설치 장소를 규제할 수 있는 법을 제정해 농촌 주민들이 축산 악취로 부터 고통 받는 일은 없게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축산농가 역시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지역 주민들의 의사에 반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역민의 인심을 잃는다는 것은 한우를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이고, 이는 곧 국내 축산업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