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로 만나는 오페라 ‘카르멘’



  • 오페라단이 펼치는 오페라 공연이 분명하다. 그런데 복장이 이상하다. 출연진들이 인기그룹 ‘소녀시대’처럼 미니스커트를 걸치고 레깅스 의상을 입고 있다. 투우사로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은 스페인에서 봤던 그 의상이 아니라 운동경기선수처럼 등장한다.

     

    음악은 오페라 공연에서 귀에 익은 곡들이다. 그렇지만 느낌이 다르다. 드럼, 전자오르간, 키보드 등 현대적 사운드의 강한 비트가 지배하는 음악이다. 동작은 또 어떤가. 재즈댄스를 추고 있다.

     

    “떨리지만 작은 모험을 하려합니다. 신선해서 좋다고 하거나 원작에 대한 모독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격려와 비난 찬사 어떠한 것이든 저희에게는 감사한 일입니다.”

     

    지난해 젊은이들의 춤과 노래가 돋보이는 뮤지컬 ‘가스펠’을 올린바 있는 전주오페라단이 올해는 세계 3대 오페라 중 하나인 비제의 ‘카르멘’을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재해석한 작품을 내놓았다.

     

    ‘오페라 카르멘’을 문화의 주요 소비층인 20~30대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춰 ‘뮤지컬 ‘카르멘’ 스타일로 바꿔 무대에 올리는 것이다. 그래서 출연진들은 뮤지컬 배우처럼 확성기를 착용한 상태로 공연장에 나선다.

     

    대중성 확보를 위해 오페라와 뮤지컬, 팝을 넘나드는 ‘팝페라’는 이미 주류시장에서 그 가능성을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 유명한 팝페라 가수로는 사라 브라이트만, 안드레아 보첼리 등이 있으며, 한국에서도 임형주 등이 알려져 있다.

     

    이러한 크로스오버는 수도권에서는 이미 일반화돼 있지만, 전북지역에서는 아직까지 낯선 분야로 인식되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도내에서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이번 공연은 ‘하바네라’, ‘꽃노래’, ‘투우사의 노래’ 등 우리에게 친숙한 원작의 음악과 내용은 그대로 살리고, 강한 비트를 추가해 젊은이들의 뮤지컬 형식으로 공연한다. 또한,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노래하는 것 같기도 한 아리아와 아리아 사이의 레시터티브(서창) 부분을 일상적 대사로 처리함으로써 연극적 요소도 강화했다. 극이 너무 무거워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 곳곳에 유머러스한 요소를 첨가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전주오페라단장을 맡고 있는 전북대 김선옥 교수는 “아름다운 음악과 춤과 대사가 어우러진 흥미진진한 오페라적인 뮤지컬 한 편이 전주시민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6일과 7일, 각각 오후 7시에 공연된다.

    • 상기 s4071@naver.com
    • Facebook Twitter KakaoStory Naver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