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문공원 ‘사랑+구름다리’는 2017년 7월 2일 개통되었다. ‘사랑+구름다리’는 길이 111m, 폭 1.5m로 산악 현수형 출렁다리이다. 해발 200m의 석문산 노적봉 2/3의 높이에 설치되어 있어 구름다리의 높이가 150여 미터는 되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다리 양 끝에 하트 모양의 게이트(문) 겸 포토존이 설치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강진군은 500만원 상당의 해외여행권과 경품을 내걸고 2016년 4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구름다리 개통에 맞춰 구름다리에서 결혼한 신랑 신부 한쌍을 모집했었다. 그리고 개통 당일 이곳에서 ‘특별한 결혼식’을 올리는 이벤트를 가지기도 했다.
강진군이 이곳에서 이벤트성 결혼식을 기획한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노적봉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는 노적봉은 이곳 주민들에게 ‘견우직녀봉’이란 또 다른 불리어졌다고 한다. 강진군은 이곳이 사랑을 이룰 수 있는 장소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에게 견우직녀처럼 만나라고 하면 그 끝은? 상상에 맡긴다.
또, 석문산 쪽 ‘사랑+구름다리’ 정면에는 ‘탕건바위’로 불리던 ‘세종대왕바위’가 있어 이곳에서 결혼하면 세종대왕처럼 자녀 22명은 아니더라고 다산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강진군의 친절한 설명(?)도 있다.
이 마을에는 석문산 탕건바위에 얽힌 구전 설화가 전해져 내려온다.
옛날 아주 옛날 도암면에 왕 씨 부부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남편은 주색잡기에 빠져 집에는 들어오지 않고 밖으로만 돌았다. 하루하루 남편을 기다리다 지친 아내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리고 구렁이로 환생했다. 노름 판돈이 떨어진 남편이 집으로 돌아오던 중, 도암면 계라리 계산마을 앞 주막 앞에서 술에 취해 잠이 들었다. 비몽사몽 중 남편은 자신의 가슴에 똬리를 틀고 앉은 구렁이를 보았다. 남편은 깜짝 놀라 일어나 보니 꿈이었다. 남편은 그 충격으로 그 자리에서 이승을 하직하게 된다. 이를 지켜본 석문산 산신령이 방탕하게 살다 목숨을 잃은 남편을 경계하고 부부 언약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탕건바위를 석문산 기슭에 남겨뒀다고 한다.
도암면 계라리에서 백도로를 따라 1.83km 정도 진행하다보면 만덕산과 석문산을 가로지르는 ‘석문공원 구름다리’가 시야에 들어온다. 이제 목적지에 거의 다 왔다. 진행방향으로 조금 더 가면 좌측에 석문공원이 보인다. 석문공원에 차량 진입이 불가능하다. 구름다리를 가기위해서는 석문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다리를 건넌 다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석문공원으로 향하는 것이 좋다.
석문공원에는 화장실을 비롯한 편의시설과 물놀이 시설 등이 갖춰져 있다. 그래서인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올 여름에는 시원한 개울물보다 차량과 사람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석문공원은 공원이라고 하지만 장소가 그리 넓지 않은 간이공원 형태이기 때문에 한꺼번에 많은 인파가 몰리면 번잡해질 수밖에 없는 장소이다.
석문공원 구름다리를 오르는 길은 석문2교 밑을 지나 만덕산 방향으로 오르는 길과 개천을 건너지르는 다리를 건너 석문산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 구름다리를 건널 용기가 있다면 어느 방향으로 가든 문제될 것이 없다. 그렇지만 구름다리를 건너지르지 않고 다시 되돌아 올 생각이라면 오르는 방향을 잘 선택해야 한다. 만덕산 방향으로 가면 오르던 계단을 다시 내려오는 것으로 끝나지만, 석문산 방향으로 가게 되면 노적봉 전망대나 석문산에 오를 수 있다.
필자는 이전에 석문산 방향으로 구름다리에 올랐지만 오늘은 사진 촬영에 필요한 햇빛 방향을 고려해 만덕산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마침 구름다리를 오르려는 방문객들이 필자 앞서 간다. 석문2교 밑을 지나, 그리 높지 않은 계단을 올라 쉽게 구름다리 입구에 다다랐다. 높이는 예상보다 높지 않은 것 같다. 물론 다리 위에서 차들이 지나다니는 55번 국도를 내려다볼 때의 공포심을 뺀다면 말이다.
앞서간 방문객들은 다리를 건너는 것보다 셀피에 더 열심이다. 그중 용감한 여성이 별 두려움 없이 구름다리를 건너가기 시작한다. 중간 중간 셀피를 하면서 말이다. 다리의 흔들림을 느꼈는지 쇠줄로 엮인 다리의 난간을 붙잡기도 하면서. 중년 여성들은 역시 용감하다.
필자도 카메라를 들고 이곳을 찾은 목적을 달성하면서 천천히 구름다리를 건넜다. 때마침 약한 바람이 다리를 스쳐간다. 미세하지만 다리의 흔들림이 몸으로 전해진다. 난간을 잡을까 하다가 그만뒀다. 그리고 다리 밑은 내려다보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끝으로 도망쳤다. 무서워서. 아마 카메라가 없었다면 이곳에 올 일이 없었을 것같다. 심하진 않지만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석문산 게이트를 지나 노적봉전망대에 올랐다. 노적봉 전망대는 깍아지른 듯한 절벽위에 세워져 있다. 난간 앞으로 조금만 더 가면 낭떠러지로 추락할 것 같은 장소이지만 계라리 방향과 도암면소재지 방향이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시야가 탁 트였다.
구름다리에서 석문공원으로 하산할 무렵, 한 무리의 관광객들이 개천을 건너지르는 다리 위에 서서 하천의 풍경을 휴대폰에 담고 있었다. 며칠간의 호우로 불어난 개울물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하천을 흐르고 있다. 그리 높지 않지만 멋진 폭포가 보인다. 물을 담기 위해 설치한 작은 보가 폭포 역할을 하고 있었다. 하얀 포말로 부서지는 물보라보다 다리에 서서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 관광객의 모습이 더 진풍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