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물 발주와 관련한 강진군과 지역 신문과의 유착의혹이 ‘공무원노조 강진지부’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와 관련된 문제 제기는 이번 뿐 만이 아니었다. 마치 다 꺼지지 않은 불씨처럼 수면 하에 잠복하고 있다가 잊혀질만하면 다시 되살아나 노조 게시판에 논쟁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과연 백 모 씨의 주장대로 특정신문과 강진군이 유착관계에 있는 것일까? 물론 사실관계는 당사자들만이 아는 비밀일 것이다. 그러나 기자도 이 건에 대해 강진군 공무원으로부터 들은 얘기가 있다.
기자는 수개월 전 강진군청 모 공무원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그 때 그 공무원은 기자에게 강진군 인쇄물 발주에 관한 애로사항을 호소했다.
그는 “인쇄물을 지역 업체에 골고루 나눠줘야 하는데, 모 기자가 찾아와 강진군 인쇄물을 모두 자신에게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사정을 설명했다. 그는 해당 기자의 요구를 부당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는 또 “강진군 인쇄물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말했다. 도시에 가면 반 가격으로 할 수 있는데 강진 업체들은 두 배나 비싼 가격으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했다. 당시 공무원의 진술로 미루어 볼 때 강진군은 인쇄물 발주에 관한 문제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다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해결책을 찾지 못한 것 같다.
노조 게시판에 게재된 백 모 씨의 주장 전체 문맥을 살펴보면, 특정 신문사의 인쇄물 독점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고,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인쇄물 발주에 관한 공개입찰’과 ‘인쇄물에 발주에 대한 신문사의 배제’를 들고 있다. 물론 전항의 요구는 그런대로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두 번째 요구는 좀 위험한 요구이다. 왜냐하면 강진군에 불법행위를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직업선택의 자유는 우리나라 최고 규범인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권리이기 때문이다.
백 씨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업적 이익의 기회에서 배제되었을 때 요구하는 정의의 원칙으로서의 평등이 아니라 그냥 특정신문사의 배제를 더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백 씨의 의도가 은연중에 읽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백 씨는 해당 신문사 게시판에도 문제의 글을 올렸어야 옳은 것이 아닐까? 그곳에 올리지 않고 노조 게시판에만 글을 올렸다면 그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 이유는 강진군 공무원이 특정 신문사를 어쩌지 못하는 이유와 같을 수도 있다.
강진군 인쇄업 관련 종사자들이 강진군으로부터 인쇄물 발주와 관련하여 공평한 기회를 얻기 원한다면, 강진군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특정신문사의 횡포를 견제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 특정 신문사의 횡포는 눈감아 주면서 강진군만 닦달하는 것은 결코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