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을 휩쓸고 있는 벼멸구로 인해 농가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자체와 농민들이 사력을 다해 벼멸구 방제에 나서고 있지만 벼멸구 완전 방제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벼멸구 피해가 심한 일부 지역은 방제를 포기하고 벼를 그냥 방치하거나 벼를 베어내고 있다.
각 농가들이 실시한 벼멸구 방제 횟수는 평균 2~7회 정도이다. 이들 농가 중에는 적은 방제 횟수로도 방제에 성공한 농가가 있는 반면, 7회를 방제하고도 결국 벼멸구 방제에 실패한 농가도 있다. 이에 벼멸구 피해를 입고 있는 농가를 위해 벼멸구 완전 방제에 성공한 농가의 사례를 싣는다.
농협경제사업소나 시중 농약사에서 구입할 수 있는 벼멸구 전용 농약은 4,000~6,000원 선이다. 이 농약은 벼멸구 퇴치에 특화되어 있으며 저렴하면서도 효과가 뛰어나다고 한다.
벼멸구 피해가 심하지 않을 때는 물 1,000L에 농약 500ml 2개를 희석하면 되고, 현재와 같이 벼멸구가 극성을 부릴 때는 농약 500ml 4개를 희석해야 한다. 물 1,000L에 희석된 농약으로는 1,600평 정도를 방제 하는 것이 적당하다. 벼멸구 피해 상황에 따라 약을 더 추가해서 방제하는 것도 필요하다.
농약은 반드시 사람이 논에 들어가 직접 살포할 수 있는 농약 분무기를 이용해 살포해야 한다. 강한 수압으로 살포해 농약이 벼 뿌리 근처까지 골고루 침투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벼멸구가 이미 벼 뿌리 근처까지 침투해 있기 때문이다.
농가의 주장에 따르면 초기에 약제를 강하게 쓰는 것이 두 번 세 번 방제를 반복하는 것보다 더 경제적이고 효과적이라고 한다. 초기에 실패하면 6번 이상 방제 작업을 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벼멸구 전용 약제가 품절되었을 경우, 농협경제사업소나 농약사에서 대체 농약을 권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 농약은 17,000~23,000원 선으로 가격도 비쌀뿐더러 벼멸구에 특화된 약이 아니라서 벼멸구 방제에 효과를 담보할 수 없다. 또, 방제를 하더라도 벼멸구 농약보다 2차례 이상 횟수를 늘려 방제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고 한다.
현 시기와 같이 벼가 고개를 숙인 상황에서는 변수가 많은 드론 방제는 방제효과를 담보하기 어렵다. 드론을 높게 띄우면 농약이 벼 상단부에만 도달해 방제효과가 없고, 그렇다고 드론을 낮게 띄워 촘촘하게 방제하면 약제 값이 너무 많이 들어 비용부담이 크기 때문에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면 권하지 않는다.
한 농가는 드론 방제를 철썩 같이 믿고 있다가 벼 아래부터 먹어들어 오는 벼멸구로 인해 논에 있는 벼 전체가 주저앉는 피해를 보기도 했다. 드론방제를 하면 겉으로는 병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더 이상 방제를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실제, 농민들은 드론 방제를 5회 이상을 하고도 결국 농약분무기를 들고 논에 들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수차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재래식 방법을 동원해 방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초기 방제에 실패하면 벼가 입는 피해가 클 뿐만 아니라 경제적 부담도 커진다. 따라서 무엇보다 초기 방제가 중요하다.
선택은 농민 각자의 몫이지만 비용부담과 효율성 측면에서 어떤 방제 방법이 더 나은 가는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