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의 반일 감정에 대해 이성적으로 대응하자는 일부 인사의 발언이 매체를 가리지 않고 퍼져나가고 있다. 언뜻 보면 차분하고 이성적인 발언처럼 보이나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아베내각의 주장을 적극 옹호하거나 문재인정부의 정책을 비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들은 ‘일본에 의존하지 않지 않으면 우리나라 경제가 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본을 자극해서는 안 된다’는 한국경제 일본 예속론을 펼치거나 ‘이렇게 사태를 악화시킨 것은 문재인 정부의 책임’이라는 문재인 정부 책임론, ‘두 나라는 긴밀하게 이어진 이웃이기 때문에 서로 반목해서는 안 된다“는 평화론(?), 심지어는 ’일본의 주장이 백번 옳다‘는 아베 내각 옹호론까지 다양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그들은 아베내각의 행위를 옹호하기 위해 임진왜란과 일제의 조선강점을 조선의 책임으로 돌리는 내용까지 언급하고 있다. 참으로 경악스러운 일이다.
표현의 자유가 있고 언로의 자유가 있는 민주국가에서 국민이 정부를 향해, 아니면 또 다른 국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생각을 펼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아베내각에게 해야 할 요구를 우리나라 국민에게 주문하는 사람을 과연 우리나라 사람이라고 믿어야 되는 것인지. 또 그들은 왜 우리나라 사람에게만 이성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것인지, 그들의 진의를 의심해봐야 할 상황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77%에 달하는 국민이 이번 사태의 책임은 일본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들 또한 반일감정을 품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사태에서 이성적 대응을 주장하는 이들의 논리대로라면, 77%의 국민들은 현 사태 해결에 도움이 안 되는, 자신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는 이번 사태에 대해 비이성적인 대응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성적 대응을 주장하는 이들의 주장이 모두 틀렸다라고 말하지 않겠다. 대부분의 사건은 이성적으로 풀어야 할 때가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일본의 무역보복은 전혀 다른 상황이다. 끊임없는 일본의 독도 침탈 야욕, 그 때문에 빚어진 것으로 보이는 자위대 정찰기 한국 군함 근접비행 위협 사건, 중국 위안부 피해자들에게는 사과하고도 우리나라 위안부 피해자들은 철저히 무시해 온 일본정부의 행태, 일본은 우방국이라기보다는 적국에 가까운 도발을 지속해 오고 있다.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무역보복까지 말이다. 아베내각의 행위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수인한계를 이미 넘어섰다. 그에 따른 우리나라 국민의 반일감정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당연한 결과이다.
그래서 이성적 대응론자들에게 묻는다. 일본의 반한감정은 이성적이고 우리나라 국민의 분노는 비이성적인가? 박근혜 정부에서 벌어진 양승태의 사법농단이 정당해서 우리나라 사법부의 결정을 문재인 정부가 무시하기를 바라는가? 우리나라가 언제까지 일본의 협박에 굴종해기를 바라는가?
개인 간에도 그렇지만 국가 간에는 더 강한 상호주의원칙이 존재한다. 주는 만큼 받는 것이고, 받는 만큼 주는 것이 원칙이란 얘기다. 그것은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다 해당되는 얘기다. 현재 문재인 정부는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 최고의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다. 그런데도 무시 전략으로 나오는 것은 일본이다. 탓하려면 아베내각을 탓해야지 왜 피해자인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을 탓하는 것인가. 그 이유가 당신들이 토착왜구이기 때문이라고 믿어도 좋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