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주말 미황사의 표정













  • 굵은 장대비를 뚫고 도착한 미황사의 표정은 한산했다. 달마고도 행사를 위해 투입된 해남군 공무원 몇이 비를 피해 천왕문 근처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고, 사찰 내방객은 가뭄에 콩 나듯 만날 수 있었다.

    주말을 맞아 평소 같으면 내방객들로 분주해야 할 미황사 대웅전 앞마당도 한산했다. 앞마당은 몇 시간 동안 굵어졌다 가늘어졌다는 반복하는 비에 흥건하게 젖었고, 대웅전 바로 앞은 신발을 넘을 만큼 빗물이 고였다.

    때마침 대웅전에서는 제사가 봉행되고 있었다. 제사를 집전하는 스님 세 분이 식을 이끌고 있었고, 고인의 가족들로 보이는 이들이 그 뒤에 나란히 서있었다. 그 때문인지 대웅전 우측 출입문 앞에는 ‘제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좌측 문을 이용하라’는 메모가 걸려있었다. 제사는 독경 소리를 제외하면 조용하고 가벼운 분위기로 진행되고 있었다. 

    비 내리는 주말 미황사의 표정은 산중에서 맛 볼 수 있는 한산함과 운치였다.

    • 관리자 news@jeo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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