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리 주민 A씨는 21일 저녁, 허리까지 차오른 물을 밤새도록 퍼냈다고 말했다. 기자가 보기에 A씨의 집은 외견상 멀쩡해 보였다. 그러나 숨겨진 이면에는 밤새도록 물을 퍼낸 일가족의 필사적인 노고가 숨어있었다.
B씨는 이런 수해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몇 년 전 물이 대문 앞까지 밀려들어 오기는 했지만 이렇게 안방까지 침범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
주택의 위치와 높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500여 미터에 이르는 도로 좌측에 위치한 건물과 주택들이 크고 작은 호우 피해를 입었다. 외견상 가장 호우 피해가 심한 건물은 우수영항에서 가까운 선두리 마을회관과 그 옆 주택이었다. 이 두 건물은 주변 건물에 비해 낮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었다.
선두리 마을회관은 해남소방서 대원들이 소방차를 회관 앞에 세워놓고 물청소를 하고 있었다. 회관 안에 물을 뿌리고 대원들이 물을 밖으로 밀어내는 무한 반복의 작업이었다.
그 옆집은 해남군 공무원들이 담당하고 있었다. 가재도구를 마당으로 옮겨놓고 세척하거나, 방과 마루를 수건으로 닦아내는 등의 작업을 하고 있었다.
피해가 조금 덜 한 것 같은 주택들은 해남여성의용소방대원들의 몫이었다.
오후가 되자 피해 현장은 빠르게 수습 되어 갔다. 해남군 공무원과, 해남소방서 대원, 여성의용소방대원들이 힘을 모아 수해 복구 초기 단계를 마무리해 가고 있었다.
완전한 마무리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비가 그치고, 비에 젖은 건물이 말라야하며, 추가적인 지역 자원봉사단체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명현관 해남군수는 벼멸구 피해가 보고 된 날부터 호우 피해를 복구하는 당일까지 관내 피해 현장을 돌며 현장을 떠나지 않고 있다. 더불어 해남군 전공무원은 현재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