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라고 쓰고 개라라고 읽는다

  • 김 씨의 집에는 사람만 보면 반갑다고 꼬리치는 개 한 마리가 있었다. 그 개는 주인이 오던 낯선 사람이 오던 짖는 법이 없었다. 그 개가 하는 일이라고는 꼬리를 살레 살레 흔들며 집에 찾아오는 사람을 반기는 일 뿐이었다.

    어느 날 김 씨는 이 개를 동네에 찾아온 개장수에게 팔았다. 낮선 사람이 집에 오면 개가 짖어야 하는데 개가 짖지도 않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개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나는 김 씨의 주장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우리나라의 몇몇 인사들을 주인을 위해, 혹은 가정의 주인을 위해 짖을 준비가 되어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누군가 주인의 신성함에 조금이라도 위해를 가할 기미가 보이면 몸을 사리지 않고 나서서 상대를 물어뜯을 준비를 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인정사정없이 물어뜯는다. 개장수에게 팔려가는 개보다 훨씬 개다운 사람이다. 아마 팔려간 개는 이들에게 개의 본성을 다시 배워야 할지 모른다.

    사람과 개는 다른 줄 알았던 순진한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그 이론은 생물책에서나 나오는 얘기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둘 사이에 다른 점이 있다면 개는 뼈다귀 하나를 얻기 위해 꼬리는 흔들지만 사람은 돈과 권력 위해 주인에게 꼬리를 흔든다는 것.

    이 시간에도 주인이 던져 줄 뼈다귀 하나를 물기위해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그들을 사람이라고 쓰고 개라고 읽어야할지 모른다.

    • 윤승현 news@jeo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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