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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남 군민의 자살.... 국유지 훼손은 누구 책임?(2보)

  • 작성일 2015-01-12 04:40:51 | 수정일 2015-01-12 11:09:29


  • 붉은색 말뚝이 박혀있는 곳부터 양 씨의 마당까지가 국유지이다

    과연 누가 국유지를 훼손하라고 했으며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이미 법적으로 확정되어 있다. 해남군이 2014년 11월 22일자로 건축주 이 모 씨에 원상회복명령을 내렸으며, 이에 대한 이행 여부를 2014년 12월 3일 해남군이 확인해 주고 있다. 건축주 이 씨에게 책임이 없다면 해남군이 이 씨에게 원상회복명령을 내렸을 리 없다, 이 씨 또한 해남군의 처사가 부당하거나 위법하다면 행정청을 상대로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통해 자신을 권리를 주장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씨와 해남군 사이에 소송사건은 없었던 것 같다. 이는 결국 해남군과 이 씨 모두 이 씨의 국유지 산림훼손 사실을 인정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런데 이 사건은 사실 자체가 확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의 귀책사유를 두고 민원인 김 씨 가족과 건축주, 해남군청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왜일까? 기자는 해남군 공무원의 이 같은 행위를 일종의 물타기로 판단하고 있다. 다수가 지속적으로 동일한 주장을 반복함으로써 사건의 깊숙한 내용까지 알 수 없는 주민들과 국민들이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 말이다. 즉, 김 씨 가족과 해남군 공무원의 진실게임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건의 본질은 가려질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사건은 잊힐 것이며, 가족은 제풀에 지쳐 포기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를 먼저 다루지 않을 수 없다. 이 건이 김 씨 문제의 시발점이자 죽음에 이르게 한 원인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자필로 쓴 A4용지 두 장 분량의 ‘동의서’를 남겼다. 이 동의서의 내용은 김 씨가 타인의 주장에 동의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자신이 겪은 사실을 주민들에게 동의를 구하는 내용으로 작성되어 있다.

    김 씨는 동의서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을 하고 있다.

    “아줌마(이00)를 내가 언제 보았다고 이00는 제가 먼저 이00에게 찾아와서 대나무 제거 및 국유지 및 사유를 파손하라고 했다고 주장합니다. 이00가 공사를 할려면 경계측량을 행하는데 하는 대나무 현 상태를 측량을 할 수 없고 공사를 할 수 없어 제거 및 훼손 했으면서 내가 마치 이00에게 명령하여 모든 행위를 했는 것처럼 왜곡하고 다니고 있습니다.”

    김 씨가 지칭하는 아줌마(이00)는 건축주 이 모 씨이다.

    비교적 의사표현이 정확한 김 씨 미망인 양 씨는 그 때 상황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주택 공사를 시작하기 전 측량하는 사람들이 측량을 나왔는데, 대나무 키가 너무 커(약 6M) 측량이 불가능했다고 하데요. 그래서 대나무를 조금 베어내면 안 되겠냐고 해서 우리 아저씨가 그러라고 했데요. 그리고 대나무 치우는 김에 우리 집에 쓰러져 있는 팽나무도 치워달라고 했데요. 그런데 그 사람들이 대나무 뿌리 하나 안 남기고 저렇게 다 파버릴 줄 몰랐지요. 저렇게 모두 파버리면 토사가 흘러내려 우리가 피해를 보는데, 바보가 아닌 이상 누가 저렇게 파버리라고 허락하겠어요.”

    이에 대해 건축주 이 씨는 전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그의 주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나는 결코 대나무를 훼손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양 씨가 ‘대나무 잎이 날아와서 못 살겠다’며 소리 지른 게 한 두 번이 아니라서 이 문제를 동네 분들과 상의를 했다. 그런데 동네 분들이 ‘대나무가 너무 길어 김 씨 집을 덮을 정도고, 그 것 때문에 김 씨 집에 이끼가 낄 정도니 서로 사이좋게 지내는 게 좋겠다’고 해결책을 알려주었다. 그래서 양 씨의 요구를 반영해 대나무를 베어낸 것이다. 그리고 사전에 토사 문제를 김 씨 측과 의논했는데, 김 씨 측이 괜찮다고 해 그렇게 한 것이다. 나는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해 대나무를 파냈을 뿐이다.”

    이 씨의 주장은 해남군청 공무원들의 주장과 맥을 같이하고 있고, 이 씨 편에 선 주민들의 주장과 동일하다. 즉 이 씨, 해남군 공무원, 일부 주민이 이 씨의 입장을 대변하는 연합체적 성격을 띠고 있는 것이다. 또한 김 씨의 민원을 거부하는, 결코 정당하지 않지만 정당하다고 믿게 만드는 요소로 작동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먼저 이 씨의 주장을 살펴보자. 이 씨의 주장대로라면 양 씨는 산림훼손을 사주한 교사범, 그에 동조한 주민들 역시 교사범, 그리고 이를 실행한 이 씨는 산림훼손 정범이 될 수도 있다. 이를 인지한 해남군은 김 씨와 이씨, 그리고 일부 연루된 주민들을 사법당국에 고발해야 한다. 물론 가상의 예이다. 즉, 이 씨의 주장이 옳다고 가정해도 이 사건에 관계된 그 누구도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얘기다. 다시 부연해 설명하자면 건축주 이 씨, 민원인 김 씨, 일부 동네 주민 모두 책임 있다는 얘기이며, 김 씨에게 전적으로 책임을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이 씨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 화합과 선의를 주장하고 있다. 이 씨가 주장하는 선의라는 것은 이 씨만이 알 수 있는 내심의 의사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증명이 어렵다. 또, 이 씨가 자신의 정당성을 입증해줄 증인으로 지목한 주민들 또한 신뢰하기 힘든 상황이 되었다. 이는 이 씨가 자초한 면이 많다. 2015년 1월 7일 오후 3시경, 기자가 사전 통보 없이 마을 주민 십 수 명이 모여 있는 마을회관을 찾아가 사건의 경위를 물었으나 모두 입을 굳게 다물었다. 또한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대며 입조심 시키는 주민의 모습이 기자에게 포착되기 했다. 그런데 이 씨는 이런 주민들을 상대로 마을총회를 열면 그들이 자신의 정당성을 증명해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이 씨가 믿고 있는 마을 지도자들이 어떤 이유에서건 한 발 물러선 모습을 보여 이 씨의 목적이 관철되지는 못했지만, 대신 이 씨의 요구는 이 씨와 마을 주민과의 관계에 대한 의혹을 남겼다.

    이와 같은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이 씨가 민원인 김 씨로부터 대나무를 베도 좋다는 문서로 된 동의서를 내놓지 않은 이상 이 씨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려운 상황이 된 것만은 사실이다.

    반면 김 씨와 미망인 양 씨의 주장은 별다른 지식을 갖추지 않아도 상식선에서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다음은 김 씨가 남긴 ‘동의서’의 일부 내용이다.

    “공사를 하기 위해 행위를 했으면 고맙다고 해야지 제가 이00씨 남편이요? 내 말 듣고 일하고 있소! 지금 장난하는 거요. 이렇게 공사를 위해 훼손했으면 잘 마무리를 해주고 이웃과 동내 화합해서 잘 지내려고 행각하고 살아야지 어디서 고마움을 모르고 경찰서에 고발하고 그래요.”

    사실 건축주 이 씨에 대해 알려진 것은 별로 없다. 완도군 모 병원 의사의 부인이라는 것과 개를 키우기 위해 이곳에 집을 짓고 있다는 것, 그리고 완도에 더 좋은 집을 짓고 있다는 것이 알려진 내용의 전부다. 그런데 이 내용의 진위여부도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정황상 숨진 김 씨 가족보다 사회적,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사람인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그런데, 이런 이 씨가 김 씨에게 문서로 된 동의서도 받지 않고, 김 씨네 요구에 따라 국유지의 대나무를 무단으로 훼손했다는 주장을 선뜻 동의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김 씨 측의 주장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김 씨의 미망인 양 씨는 해남군청에 민원을 제기했을 당시부터 지금까지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당신이 대나무 베라고 했다면서요......,”라고 했다. 이  말은 해남군 공무원들이 양 씨의 민원을 거부하는데 가장 많이 인용했던 말이며, 김 씨와 대척점에 서 있는 인사들이 김 씨 가족의 부도덕성을 강조하는데 이용한 주장이기도 하다. 또한 해남군 공무원들이 면피용 발언이기도 하다.

    윤승현 news@jeo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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