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지역 붕괴를 가속화 하는 '태양광 발전'

  • 해남군 북평면 이진마을 주민들의 태양광 발전소 건립 반대 투쟁



  • 달마산은 전남 해남군 송지면에 위치한 남도의 명산입니다. 서쪽 골짜기에는 미황사가 자리하고 있으며, 몇 해 전 국비 20여억 원을 들여 조성한 명품둘레길 ‘달마고도’가 미황사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이뿐만 아니라 달마산 능선에 오르면 이름만큼이나 예쁜 암자 도솔암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도솔암은 ‘추노’ 등 사극의 배경으로 널리 알려진 아름다운 암자입니다. 그래서 관광객과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반면 동쪽은 달마산 자락을 파괴하는 행위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바로 태양광 발전소 때문입니다. 이미 태양광 발전소가 지어졌거나 계속해서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부 마을 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공동체를 해체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는 것입니다. 주민들의 상황이 이런데도 해남군은 법과 제도의 미비로 인해 태양광 발전소 설치를 제지할 만한 별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는 해당 업체는 태양광 발전소 건설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태양광 발전소가 설치될 장소는 땅끝해안로를 따라 이진산성이 있는 이진마을부터 서홍마을까지의 구간입니다. 그런데 서홍마을은 태양광 발전소 세 곳을 허락하는 조건으로 1억 5천여만 원의 마을 발전기금을 적립했다는 전언입니다. 그러니까 태양광 발전소가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얘깁니다. 반면 이진마을 주민들은 마을 고지대에 태양광 발전소가 들어오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 마을에도 발전기금 얘기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해당 업체 측은 이 마을 전 이장에게 발전기금 3,000만원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제안은 마을회의에서 거부되었다고 합니다. 

    이 지점에서 약간 오해할 부분이 생깁니다. 서홍마을 주민들은 발전기금을 받는 조건으로 허락을 했는데, 왜 이진마을 주민들은 반대하는 가에 대한 오해입니다. 좀 더 들여다보면, 두 마을 태양광 발전소 공사는 시기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서홍마을 쪽은 2018년 이미 한 곳을 완성했고, 두 곳이 공사 예정이라는 점과 이진마을 쪽은 지금 공사를 시작하려고 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또 서홍마을 주민들은 태양광 발전소 건설에 따른 피해를 전혀 예상하지 못 했고, 이진마을 주민들은 태양광 발전소 건설에 따른 토사의 피해를 목격한 상황입니다. 물론 태양광 시설과 주민들의 피해에 대한 인과관계는 과학적으로 밝혀져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현행법 체계에서 피해구제를 받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것 또한 주지의 사실입니다.

    서홍마을 이 모 씨는 현재의 피해 상황을 다음과 같이 진술하고 있습니다. 

    “서홍마을은 해남장에서도 알아주는 좋은 감태 생산지입니다. 방송사에서도 감태를 취재하기 위해 이 마을을 방문합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서흥마을 주민 200여 가구가 농한기에 감태를 수확해 가구당 150만 원에서 2,000여만 원의 소득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감태 수확량이 없어 마을 주민들이 모두 놀고 있습니다. 태양광 발전소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바다로 유입돼 감태가 모두 죽은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습니다. 토사가 흘러들어온 곳이 마을 사람들이 감태를 수확하는 곳입니다. 또 석화, 꼬막, 바지락, 낙지 등도 사라진 것 같습니다.”

    김관일 씨가 집중 호우가 쏟아질 당시 촬영해 놓은 서홍마을 앞 바다의 사진은 뻘건 황토색입니다. 이 사진 한 장이 이 씨의 주장과 토사의 피해를 어느 정도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더구나 북일면, 북평면에 속한 바다는 해수면보호구역으로 서홍마을, 이진마을 앞 바다가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현재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는 이제 남의 나라 얘기가 되었습니다. 농촌 주민들은 음식물 퇴비공장, 건축물 폐기시설, 축사, 돈사, 태양광 시설 등으로 인해 먼지와 소음, 그리고 악취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들이 원해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위정자들의 방관, 나만 잘되면 된다는 지역 주민들의 이기심, 자치단체와 지역공동체의 무관심이 불러온 결과입니다.

    남은 것이라고는 천혜의 자원과 오염되지 않은 환경 밖에 없는 농촌이 환경재앙을 막지 못한다면 농촌의 소멸은 가속화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또한 인구 늘리기, 귀농귀촌 사업, 관광산업 등은 그야말로 공염불에 그칠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지역 공동체가 적극적으로 나서 삶의 터전을 보호해야 할 것입니다. 

    • 관리자 news@jeo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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