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길 문화축제 열려





  • “차를 타는 것보다 느리게 걸으며 우리 국토를 다시 보아야 한다. 역사와 문화가 깃든 길을 따라 걸어보지 않고서 우리 국토를 사랑할 수가 없다.” 이런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전국에서 몰려들어 길 문화축제를 연다.

     

    문화사학자 신정일씨가 이끄는 사단법인 우리땅 걷기가 전주시의 후원을 받아 주최하는 제4회 길 문화축제가 ‘전주의 길, 길 위의 문화’를 주제로 오는 26일 전주 한옥마을 일대에서 펼쳐진다.

     

    지난 2006년부터 전주에서 해마다 실시되고 있는 길 문화축제는 길과 관련된 축제로는 전국 최초로 기획된 것이다. 이들은 그동안 행사를 통해 역사의 숨결이 살아있는 길을 문화재로 지정하자는 운동을 주창해 구룡령 옛길, 죽령 옛길, 관갑천 잔도를 비롯한 다섯 개 지역의 길을 명승지로 지정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또한 길 위에서 일생을 보냈던 보부상을 재현해냈고, 최근에는 직립의 날인 11월 11일을 ‘길의 날’로 지정하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특별히 거창한 것이 아니라, 길의 날을 지정해 이날 하루나 아니면 몇 시간은 자동차를 타지 않고 우리 국토를 걸으며, 국토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보자는 취지다.

     

    그리고 역사의 길인 삼남대로, 영남대로, 관동대로 등을 문화재로 지정하고, 삼남대로상에 길 박물관을 건립하며, 자동차 전용도로를 제외한 모든 길에 보행자 전용도로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올해 네 번째 길 문화축제에서는 전국적으로 열풍이 불고 있는 걷고 싶은 길 찾기에 발맞춰 ‘전주의 걷고 싶은 길’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하게 된다.

     

    먼저, 세미나는 26일 오전 10시30분부터 12시까지 전주 최명희문학관에서 진행된다. 우리땅 걷기의 신정일 이사장이 ‘전주에 어떤 길을 만들 것인가’를 주제로 발제를 하고, 춘천분권 아카데미 원장인 안동규 한림대 교수가 ‘춘천의 걷고 싶은 길’을 중심으로 한 사례발표를 하게 된다. 토론에는 김남규 구성은 시의원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후 오후에는 한옥마을 일대에서 본격적인 문화행사가 펼쳐져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1시30분부터 전통문화센터 앞에서는 전통상례가 재현된다. 통과의례의 하나인 전통상례를 통해 길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마련하자는 것. 참가자들이 직접 잊혀져 가는 장례문화인 꽃상여를 메고 가며 삶과 죽음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이 행사는 또 다른 축제의 하나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2시30분부터는 공예품전시관 일대에서 보부상의 모습이 재현된다. 황해도 평안도 함경도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등의 보부상들이 각 지방에서 수집한 특산물을 등짐(등짐장수)과 봇짐(봇짐장수)에 싸 가지고 와서 신명의 한 판 굿을 연출하는 것. 그밖에 국악 한마당, 거리굿 공연, 전통 떡과 팥죽 잔치 등의 행사도 인근지역에서 함께 진행된다.

     

    신정일 이사장은 “우리땅 걷기에서 펼치는 길 문화축제는 새로운 국토 사랑 법이자 문화 운동의 일환”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길 위에 있다는 평범한 진리로부터 출발한 행사”라고 설명했다.

    /김상기기자

    • 상기 s4071@naver.com
    • Facebook Twitter KakaoStory Naver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