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전주국제영화제 디지털 삼인삼색

  •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아메리카 대륙을 대표하는 3명 감독의 영화를 집중 관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제 측이 오는 4월29일부터 5월7일까지 열리는 제11회 전주국제영화제의 핵심 프로그램이자 매년 전 세계 영화인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디지털 삼인삼색 2010’을 미국과 캐나다,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감독들에게 의뢰했기 때문이다.

     

    ‘디지털 삼인삼색’은 영화제 상영과 국내외 배급을 목적으로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가 특별 기획하는 디지털 영화제작 프로젝트다. 해마다 전 세계 수많은 영화감독들 중 선정된 세 명의 감독에게 전주국제영화제의 월드프리미어 상영을 전제로 작품 당 5000만 원의 제작비를 지원하고, 디지털 카메라와 편집 장비를 이용해 각각 30분 분량의 디지털영화를 제작토록 하는 방식이다. 이는 전주국제영화제의 핵심 프로그램이자 정체성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지난 10년 동안 삼인삼색 프로젝트는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대륙의 감독들에게 작품을 의뢰해 왔다. 올해는 지금까지 한 번도 함께하지 못했던 북미와 남미로 눈을 돌려 자신들만의 영화 언어로 독특한 작품 세계를 펼쳐 보이며, 해외의 평단과 영화제에서 인정받아온 미국, 캐나다,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감독들과 함께 한다. 좀 더 넓은 시각과 다른 감각을 선보인다는 의미도 있다.

     

    2010년, 전주국제영화제의 선택은 미국의 실험ㆍ독립영화의 거장 제임스 베닝, 캐나다 독립ㆍ예술영화의 기수 드니 코테, 그리고 아르헨티나의 떠오르는 신예 마티야스 피녜이로 감독이다. 이들은 모두 전주에 한번 이상 방문한 적이 있으며, 전주국제영화제와 꾸준히 인연을 맺어온 감독이기도 하다.

     

    2008년 제9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RR’이 21세기 첫 10년간 가장 중요한 미국영화 가운데 하나로 꼽히면서 디지털 형식이 부여하는 시간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는 감독으로 인정받은 제임스 베닝 감독. 그는 올해 삼인삼색에서 영화 ‘선철 Pig Iron’을 통해 철광석을 용광로에서 고온으로 가열시켜 선철을 만들고, 만들어진 선철이 무선조종으로 운행되는 기차로 옮겨지는 연속과정을 보여줌으로써 또 한 번의 특별한 영화체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드니 코테 감독은 장편 데뷔작 ‘방랑자’라는 용감하고도 독창적인 영화로, 허구와 현실을 넘나드는 동시대 영화들의 선두에 설만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제7회 전주국제영화제 우석상을 수상했으며, 지난해 10주년 기념상영전에서도 ‘그녀가 바라는 모든 것’으로 전주를 다시 방문한 바 있다. 올해 삼인삼색에서는 영화 ‘에너미 라인스’를 통해 집단 속의 외로움과 친밀함에 대한 사랑스런 장난감 병정들의 페이크 전쟁 이야기를 선보일 계획이다.

     

    마티야스 피녜이로 감독 역시 미술관과 거리를 무대로 서로 얽힌 다섯 명의 젊은 남녀 이야기를 그린 ‘도둑맞은 남자’로 2008년 제9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우석상을 수상, 전주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올해 삼인삼색에서는 ‘잠깐, 로잘린!’(가제)이라는 제목의 영화로, 셰익스피어의 연극 ‘뜻대로 하세요’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섬으로 들어가는 젊은 배우들의 이야기를 선보인다.

     

    삼인삼색 프로젝트는 HD영화로 제작되며, 4월29일부터 시작되는 제11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후 전 세계 영화제 초청상영과 국내외 배급이 진행된다. 영화제 측은 이들 세 감독의 최신작도 함께 초청, 이들의 작품세계를 본격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김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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