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외환보유고가 불안하다

  • <논평>
    우리나라 외환보유고가 불안하다

    미국 상원이 오늘 하원보다 앞서 하원에서 부결된 구제금융법안을 표결에 부치기로 했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상원에 이어 하원에서도 표결처리할 가능성이 크지만 이것으로 미국발 금융시스템 위기가 해소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드러난 금융회사들의 손실을 처리하는 데에만 족히 몇 년은 걸릴 것이며, 그 와중에서 얼마든지 돌발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아직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고 장담만하고 있으니 한심하다 못해 울화가 치민다. IMF의 험한 파고를 겪어야 했던 우리나라 정부가 어떻게 이렇게 안이한 생각을 할 수 있는가? 더구나 IMF사태의 주역인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연일 ‘우리나라 외환시장과 환율은 다른 나라보다 안정돼 있다’는 식의 딴나라 소리를 계속하고 있으니, 정말 어이가 없다. 게다가 ‘퍼주기식’으로 외환보유고를 관리하고 있으니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강 장관은 어제 ‘앞으로도 외환시장에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장관의 발언에 고무된 전세계 환투기 세력이 투매에 나설 경우 외환보유고를 동원한 환율방어가 어느 정도로 얼마동안이나 가능할 수 있겠는가? 장기화될 금융위기와 돌발사태에 대한 마지막 안전판을 이런 식으로 쉽게 허물어 버릴 수는 없다. 소진되어가는 외환보유고를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채워 놓을지에 대한 아무런 고민도 없이 막연히 유가하락으로 한국경제가 되살아 날거라는 예측만을 가지고 섣부른 정책을 남발해서는 안된다. 전세계적인 경기 하강국면에서 어떻게 우리만 독야청청할 수 있단 말인가?

    정부는 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어제 국내 4대은행에 대한 재무건전성 등급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되새겨 보아야 한다. 허망한 낙관론에 근거한 외환보유액 관리정책은 즉시 철회해야 한다.
     2008.   10.   2.
    자유선진당 대변인   박  선  영

    • 관리자
    • Facebook Twitter KakaoStory Naver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