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방경찰청 “섬 노예 근절하라”

  • 신안군 신의도에서 벌어진 2명의 ‘섬 노예’ 사건으로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벌어진 신안군은 2006년에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해 부군수가 국민을 상대로 사과성명을 내고 재발방지 및 근절을 약속했었다. 그러나 신안군의 ‘노예’는 근절된 것이 아니었다. 채 모 씨는 30만원에 팔려와 2008년 11월부터 5년 2개월 동안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노예생활을 해야 했고, 김 모 씨는 50만원에 팔려와 2012년 7월부터 1년 6개월 동안 삽과 곡괭이로 폭행을 당하며 노예생활을 해야 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전남경찰은 아무 것도 한 일이 없다.


    섬이 많은 까닭에 유난히 노예 사건이 많은 전라도에서 ‘노예’ 생활을 하던 사람이 지역 주민의 도움으로 노예생활을 벗어났다는 소식을 접한 적이 없다. 그만큼 우리 지역은 민주 시민으로서 갖춰야할 덕성과 기본적인 인권의식을 갖추지 못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매스컴과 인터뷰하는 사건의 가해자나 인근 주민들의 발언은 들어보면 그런 사실을 확연하게 알 수 있다. 전 국민들을 경악하는 사건인데도 가해자는 당연하다는 듯이 자신을 옹호하고 인근 주민들은 거리낌 없이 가해자를 두둔하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다. 보편적인 국민 정서와는 너무 동떨어진 자의적인 도덕 기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경찰도 마찬가지다. 경찰을 도움을 받아 노예 생활을 벗어난 피해자가 있었다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없다. 경찰의 정보력은 우리나라에서 으뜸일 것이다. 그런 경찰이 특정 지역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라 해서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은 자신들의 무능력을 인정하거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 오죽했으며 신안에서 노예 생활을 하던 인부가 가까운 파출소를 외면하고 먼 우체국까지 가서 편지로 원거리에 도움을 요청했겠는가. 그만큼 지역 경찰을 불신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그 불신을 비난하는 국민들이 없다는 얘기는 무슨 의미겠는가.


    이번 사건은 신안군 신의도에서 벌어진 사건이나 그 불똥은 전라도 전체를 태우고 있다. 유사한 사건들이 전라도에서 많이 일어났기 때문에 국민들은 이번 사건을 이전 사건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신안군과 전라도가 동일한 비난대상이 된 것이다. 이렇듯 뭉개진 전남도민의 자존심을 세우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와 전남지방경찰청이 나서 ‘노예’를 근절시키는 길 밖에 없다. 전남지방경찰청은 지금이라도 경찰청 차원의 대대적인 노예 근절에 나서야 할 것이다.

    • 관리자 news@jeo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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