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랑 시인 93년만에 ‘휘문의숙 졸업’

  • 1919년 기미독립운동 연루 옥고…졸업 기회 상실



  • - 휘문고, 강진군 건의에 내달 6일 명예졸업장 추서 -

     

    한국 현대시의 거성 영랑 김윤식 선생(1903~1950)이 모교인 학교법인 휘문의숙으로부터 93년 만에 졸업장을 받는다.

     

    강진군(군수 강진원)에 따르면 1919년 3월 1일 기미독립운동에 연루되어 옥고를 치르는 과정에서 휘문의숙 졸업 기회를 상실한 김영랑 시인에게 다음달 6일 휘문고 졸업식에서 명예졸업장이 추서된다고 3일 밝혔다.

     

    김영랑 시인에 대한 휘문의숙 명예졸업장 추서는 강진군이 지난해 10월부터 휘문고 측에 추서의 당위성을 지속적으로 설명, 학교 측으로부터 이 같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반의환 휘문고 교장은 “김영랑 시인이 우리나라 문학사에 끼친 영향을 감안한다면, 그 분에 대한 명예졸업장 추서는 당연한 것”이라면서 “늦은 감은 있지만 명예졸업장 추서를 계기로 김영랑 선생의 민족의식과 문학정신이 더욱 선양되고 빛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 교장은 “영랑 시인은 월탄 박종화 선생, 정지용 시인과 더불어 휘문의 문맥을 닦으신 분으로서 휘문의숙의 자랑이 아닐 수 없다”며 “특히 그 분에게 명예졸업장을 추서하는 올 졸업식은 그 어느 때 보다 큰 의미를 지녀 전 동문들과 함께 기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강진원 강진군수는 “김영랑 선생의 휘문의숙 명예졸업장 추서문제는 형식적인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선생의 애국사상과 문학사적 위상을 국민들에게 다시 한 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적극적인 현창사업을 통해 영랑 선생의 문학정신을 계승·발전시켜 강진의 브랜드가치를 높이는 발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영랑 시인은 1903년 전남 강진에서 태어나 1915년 강진보통학교를 거쳐 1917년 휘문의숙에 진학했다. 휘문의숙 재학시절이던 1919년 3월 1일 기미독립운동이 일어나자 영랑 선생은 자신의 구두 안창에 독립선언문을 숨겨 넣고 강진에 내려와 독립운동(강진 4·4만세운동)을 주도하다가 일경에 체포되어 대구형무소 등에서 6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 관리자 news@jeo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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