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동’ 수완동, 직접민주주의로 미래 결정

  • 거대 동 행정효율 개선 목표…분동 대신 대동제(大洞制) 선택



  • 대한민국 최대 동(洞) 광주 광산구 수완동의 미래를 주민들이 직접 결정했다. 주민들이 배심원단 투표를 열어, 동을 둘로 쪼개는 분동(分洞) 대신 대동제(大洞制)를 선택한 것.

    수완동 주민들은 7일 오후 3시 은빛초등학교 강당에서 ‘수완동 대동제·분동(分洞) 결정 관련 주민배심원제’를 가졌다. 올해 6월말 기준 7만6,187명 인구를 가진 대한민국 최대 동 수완동의 행정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것.

    이날 참석 배심원단의 85%인 152명이 대동제에 찬성해, 수완동은 동을 나누는 대신 행정조직을 보완하기로 했다. 대동제를 택한 동은 기존 5급(사무관)에서 격상한 4급 공무원(서기관)을 동장으로 임명해 행정조직을 대폭 확대하게 된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인구 7만이 넘은 동은 효율적인 행정 서비스를 위해 분동과 대동제 중 선택을 할 수 있다. 행정구역 개편 문제를 주민들이 직접 결정한 것은 수완동 사례가 대한민국 최초이다.

    수완동민들의 선택은 안팎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행정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주민들이 직접민주주의로 지역의 미래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지역 미래 주민이 직접 결정하고 행정은 뒷받침…직접민주주의 가능성 확인>
    결정은 대동제와 분동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주민들의 주장을 들은 배심원단들이 투표로 확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배심원단 방식은 지난 4월 3일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수완동 주민들이 투표로 결정한 것. 당시 주민들은 타운홀 미팅에서 전수조사, 표본조사, 주민배심원단 방식을 놓고 투표해 107표(득표율 62%)를 얻은 주민배심원단 방식으로 수완동 미래를 결정하기로 했다.

    광산구는 주민들이 방법을 결정함에 따라 주민배심원단을 공개모집해 19세 이상 수완동 거주자 256명을 배심원단으로 선정했다. 이날 참석한 배심원은 모두 178명. 이 중 전체의 85%인 152명이 대동제를 찬성했다. 분동을 찬성한 배심원은 26명에 머물렀다.

    지난달 말 현재 수완동 인구는 7만6,187명. 동주민센터의 전입신고 건수가 계속 늘고 있어 수완동 인구 증가세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민 의견 존중하는 관청 많아지기를”>
    대동제를 선호하는 주민들은 “분동을 한다면 경계 설정과 명칭 선정에 어려움과 혼란이 따른다”며 “서로 떨어지지 말고 지역 현안을 함께 해결하자”는 것이 주장의 요지.

    반면 “동주민센터 접근성이 떨어지고, 행정 서비스를 고루 누릴 수 없는 등 주민들의 불편이 크다”는 것이 분동을 바라는 주민들의 의견이었다.

    광산구는 주민들이 대동제를 선택함에 따라 광주광역시, 광산구의회 등과 협의에 착수하는 등 후속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동주민센터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일부 주민을 위해 민원센터를 장덕도서관 인근에 설치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박병기(남·47) 씨는 “분동이나 대동제처럼 지역의 중대한 사안은 형식적인 공청회 후에 행정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것이 그간 관례였다”며 “정보를 공개하고, 민주적으로 의사를 수렴해 주민이 결정한대로 이행하는 광산구의 노력이 신선하다”고 평가했다. 박씨는 이어“광산구의 정책이 우리 사회 곳곳으로 퍼져 주민 의견을 존중하는 관청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관리자 news@jeo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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