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동장후보 선출한 광산구 수완동... 전국 최초

  • 투표 결과 김승현·이성수 과장, 인사위원회 4급 승진 후보로 진출



  • 19일 오후 광산구 수완지구 은빛초등학교 강당. ‘더 좋은 자치공동체 수완동장 추천 주민회의’에 참석한 주민 280여명이 강당을 메웠다. 이들은 4명의 광산구 사무관 중 수완동장 후보 2명을 투표로 추천할 선거인단. 전국에서 처음으로 동장 후보를 추천한다는 사실에 주민들의 표정에는 호기심과 기대가 가득했다.

    “내가 사는 동네 동장을 내가 직접 선택할 수 있다기에 선거인단에 응모했다”는 이영수(남·49) 씨. 이씨는 “국회의원이나 구청장 말고 동장을 투표로 뽑는 것은 처음”이라며 “주민들이 직접 수완동의 미래를 대동제로 결정하고, 그 동장까지 추천하도록 해 광산구정의 발전을 실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민회의는 마을을 위해 일할 동장을 주민이 투표로 구에 추천하기 위해 열었다. 구는 동장 후보로 나선 사무관(5급) 중 1, 2위 득표자를 인사위원회에 추천해 수완동장을 임명할 계획이다.

    이번 수완동장 후보 추천은 승진과 맞물려있어 경쟁이 치열했다. 지방자치법 관련규정 상 인구 7만 명을 넘는 대동(大洞)에는 5급이 아닌 4급 공직자를 동장으로 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동장 후보로 나선 공직자 4명 모두 4급 승진 대상자이다.

    후보들은 7만 그루 나무 심기, 권역별 공동주택 연합 문화행사, 아파트 공동체 지원 등 각자 준비한 공약과 비전을 발표하며 왜 자신이 수완동장 적임자인지 호소했다. 발표 후에는 선거인단으로부터 공공공지 활용방안 등 현안 해결 방안 질문도 받았다.

    이날 주민회의 투표 결과 김승현 문화체육과장과 이성수 총무과장(무순)이 광산구 인사위원회에 수완동장후보로 추천됐다.

    주민회의에 참석한 선거인단은 새로 취임할 동장에 큰 기대를 보였다. 정복남(44·여) 씨는 “공무원들은 임명한 사람에게 충성을 바치는데, 새로 취임할 동장은 수완동 주민이 뽑은 셈이어서 지역과 주민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하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정씨는 “주민으로서 지역 대소사에 참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주민이 지역현안 해결을 결정하는 직접민주주의가 광산구 전체로 퍼졌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민형배 광산구청장은 “일상생활과 밀접한 동장 선정에 주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것은 그동안 구가 추진한 직접민주주의의 질적 도약을 의미한다”며 “수완동의 이번 모델을 잘 다듬어 구 전체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 관리자 news@jeo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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