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구 어르신들, 9인(人) 9색(色) 자서전 펴내

  • 더불어락노인복지관, 11일 ‘청춘자서전학교’ 출판기념회 열어



  • “자서전은 유명한 사람들만 쓰는 건 줄 알았다. 어릴 적 추억을 더듬는 것도 좋았지만, 내 이야기를 자식들에게 남겨준다고 생각하니 감격스럽다.”

    양희자 (71, 수완동) 어르신이 지난 11일 자서전 <진흙 속에 연꽃 한송이>를 펴냈다. 화순군 도곡면에서 태어난 양 어르신은 자신의 출생, 형제의 죽음, 6.25전쟁, 결혼, 출산, 남편과의 사별 등 인생의 크고 작은 일들을 139쪽 책에 시·산문·그림으로 빼곡히 채웠다. 틈틈이 들어있는 흑백사진은 한 사람의 경험을 역사로 바꾸기에 충분했다.

    광산구 한 노인복지관에 다닌다는 것을 빼면 양 어르신은 우리가 흔히 만나는 옆집 할머니와 마찬가지. 이렇게 평범한 ‘더불어락(樂) 노인복지관’(관장 강위원, 이하 더불어락) 어르신 9명이 자서전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9권의 자서전은 어르신들의 존엄한 노후를 위해 더불어락과 문화기획사 ‘라우’ 등이 기획한 ‘청춘자서전학교’의 결과물. 지난 3월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는 ‘삶과 예술 배움청’ 사업에 더불어락의 기획을 선정, 지원했다.

    4월부터 오전·오후반으로 나뉜 30명 어르신들은 글쓰기, 사진 찍기, 그림 그리기 등을 배우며 자신의 과거·현재·미래를 남길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여기에 여행을 곁들여 감수성도 높였다. 양 어르신의 자서전을 비롯, <좋은 만남은 복이다> <어머님의 딸입니다> 같은 책은 이렇게 세상에 나왔다.

    더불어락 관계자는 “‘어르신 한 분이 사라지는 것은 박물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는 아프리카 격언이 있다”며 “소중한 어르신들의 역사를 기록할 수 있어서 뜻 깊었고, 참가 어르신들의 만족도도 으뜸이었다”고 밝혔다.

    어르신들은 각각 10권의 자서전을 찍었다. 이중 7권은 자신이 가져가고, 나머지는 더불어락의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다.

    • 관리자 news@jeo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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