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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의 대한민국.(33)

  • 작성일 2009-08-05 19:24:59 | 수정일 2009-08-12 21: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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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님 다른 곳은 아직 청소가 덜 끝났으니 2층에 아가씨들 임시로 쉬게 하시면 됩니다.”

    “아니, 같이 여기서 살 사람들인데 청소 좀 도와야지. 아가씨들 방은 알아서 청소 하도록 할게. 2층 전체 다 쓰면 되는 건가?”

    “예. 누님이 알아서하십시오.”

    연수가 창문으로 주차장에 멀뚱멀뚱 서있는 아가씨들을 내려다보며 소리쳤다.

    “거기서 뭣들하고 있는 거야? 니들이 살 집은 니들이 알아서 청소해야지! 2층으로 모두 올라와서 니들이 쓸 방정해서 빨리 청소들 해!”

    범휘에게 상냥하게 말하던 연수는 없었다. 그가 동생들에게 소리를 칠 때보다 더욱 앙칼진 소리가 주차장에 울려 퍼졌다. 다시 뒤돌아선 연수는 언제 그랬냐는 듯 나긋나긋하게 범휘에게 말했다.

    “겨울 날씨 같지 않지? 오늘 왜 이렇게 날씨가 좋은 거야? 완전 봄 날씨인데?”

    잠시 무언가에 홀린 표정으로 연수를 바라보던 범휘가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그러게요. 누님 짐은 동생들에게 정리하라 하시고 나오세요. 먼 길 오셨는데 맛난 음식 좀 드셔야죠.”

    “그럴까? 오늘은 범휘 안내받으면서 관광이나 좀 하자.”

    연수의 허락이 떨어지자 범휘는 주차장으로 달려 나갔다. 여러 대의 차 중 제일 좋은 승용차에 올라탔다. 뒤따라온 연수가 조수석에 자리를 잡았다.

    “여기 와서 먹어본 음식 중에 가장 맛있었던 음식으로 골라봤습니다. 기대하세요.”

    “쳇. 건달들이 좋아하는 게 고기 밖에 더 있어? 기대 안 해.”

    “하하 누님. 기대 하셔도 좋아요. 고기도 아니니까 걱정 마세요.”

    범휘는 소풍 가는 어린아이마냥 들떠있었다. 뻥 뚫린 도로를 시원하게 질주했다. 연수는 창밖의 경치에 흠뻑 젖어 있었다. 그런 연수를 훔쳐보느라 그의 정신이 산만해 졌다.

    “참. 이런 시골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현찰이 소비 되고 있다는 게 이상해. 안 그래? 겉보기에는 그냥 시골인데 말이야.”

    “하하 그렇죠. 명품가게나. 사람들이 많은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런데 겉보기에는 촌사람들 같지만 속은 완전 달라요. 우리보다 돈 버는 방법을 더 잘 알고 있더라니 까요. 농사는 그저 취미인거 같아요. 이곳 사람들은.”

    “호호. 그래? 매력적인 곳이네. 여기 올 때 참 심심 할 거라 생각했는데 범휘 동생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

    연수의 말에 범휘의 어깨가 절로 펴졌다. 뿌듯한 무언가의 느낌이 심장을 힘차게 만들었다.

    “하하. 저도 그래요. 그리고 누님이 온다는 소식에 얼마나 놀랐는데요.”

    “후훗. 놀랄 만도 하지. 너 만큼 우리 사이에 골을 잘 아는 사람도 없을 테니.”


    (며칠 전.)

    “아영아! 왜 이야기 한 거야?”

    천이 가게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아영을 발견하고는 짜증을 냈다.

    “그럼 별수 있어? 별 생각도 없이 일 저질러 놓고 나한테 왜 큰소리야?”

    오히려 아영이 더 화를 내며 신경질 적으로 이야기 했다. 그때 룸 안에서 연수가 나왔다.

    “둘 다 조용히 해. 여기 장사하는 곳이야. 천이 이리 들어와 봐.”

    연수가 다시 룸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머뭇거리던 천이는 아영을 원망하듯 돌아보고는 그녀가 있는 룸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오랜만이네. 앉아.”

    연수가 뚫어져라 천을 쳐다보았다. 2년 만에 보는 얼굴. 어떻게 변했는지 너무도 궁금했다. 하지만 그녀의 시선은 천의 두 눈을 확인 할 수 없었다. 애써 시선을 피하며 그가 자리에 앉았다. 연수는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어차피 그곳에 내가 가있어도 우리가 마주칠 일은 없어. 지금의 상황으로서는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고 있잖아. 그럼 서로 조건 충족은 된 거네. 와리 어떻게 할래?”

    연수는 천이에게 음료수를 건네주는 태연함까지 보였다. 그럴수록 그의 마음은 더욱 불편해져 갔다. 대답 없는 그를 향해 계속 말을 이었다.

    소재원 sojj12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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