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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의 대한민국.(13)

  • 작성일 2009-06-22 12:58:06 | 수정일 2009-07-03 22:22:24
  • 보름 만에 나타난 그녀였다. 너무도 초췌한 모습은 그간의 고생을 알려주고 있었다. 연수가 그녀의 헝클어진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어디 갔었어. 걱정 많이 했잖아.”

    "헤헤, 언니 나 너무 무섭다. “

    정신 줄을 놓은 사람처럼 웃는 세인은 시선을 고정하지 못한 채 불안에 떨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손을 꼭 잡은 연수가 물었다.

    “네가 죽인거야?”

    대답대신 세인은 연수의 가슴속으로 파고들었다. 그녀는 강이지가 떠는 마냥 심하게 온 몸을 떨었다. 떨림은 점점 경기로 변했다. 그리고 연수의 가슴에 눈물을 하염없이 쏟아내며 흐느꼈다.

    조용히 입술을 깨문 연수가 떨고 있는 그녀의 등을 가볍게 쓸어내렸다.

    “커피, 마실래?”

    부드러운 손길이 반복해서 그녀의 등에 전해지자 점차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흐느낌도, 몸의 떨림도 조금씩 가라앉았다.

    “어차피 우리 함께 저지른 일이야. 혼자 감당하지 않아도 돼. 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

    따뜻한 음성이 전해지자 세인은 가슴에 파고들었던 얼굴을 들어 연수를 바라보았다.

    “언니. 커피 줄래?”

    여전히 불안 가득한 눈동자였지만, 조금 전과는 확실하게 다른 모습이었다.

    연수가 일어나 주방으로 향했다. 진한 커피를 가져오는 사이, 세인은 어느덧 소파에 기대어 잠들어있었다.

    그녀의 몸에 담요를 덮어주고 주방으로 나온 연수가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영이니? 언니야. 지금 세인이 옷가지 좀 챙겨서 언니 집으로 와. 그래. 세인이 언니 집에 있어.”

    “찌게 너무 졸였나봐. 좀 짠 것 같은데?”

    연수의 말에 침묵은 깨어졌다.

    “…….”

    “바보 같긴. 좀 먹어. 먹고 싶다면서. 오늘 밥, 언니가 산다!”

    대답이 들려오지 않자 연수가 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보글보글 끓고 있는 찌개를 접시에 덜어 아영에게 건넸다.

    “아영아. 이젠 아무도 모르는 일이야. 우리가 잊어버리기만 하는 되는 일이야. 그 때 일을 기억하는 사람은…….”

    “알았어. 언니 그만하자.”

    아영이 연수의 말을 가로막았다. 시선을 아래에 두고 급하게 숟가락을 들어 찌개를 한입 먹었다.

    “세인언니가 선택한 거야. 누구의 강요도 아니었어. 그렇지?”

    연수가 맞장구를 쳤다.

    “그래. 맞아. 자기 자신이 선택한 일이야. 밥 먹자.”

    서로 아무 말도 오가지 않는다. 무의식 적으로 밥을 입에 가져가며 각자의 생각에 빠져있다.

    동태찌게가 거의 식어 갈 무렵. 아영이가 말문을 연다.

    “세인언니와 나 그리고 언니와 천이, 우린 악연일까?”

    (2년 전)

    “여보세요? 경찰서죠.”

    “예. 무슨 일이십니까?”

    “보름 전 XX모텔 살인사건 용의자를 신고하려고요.”

    “살인사건이요?”

    “네. 지금 XX오피스텔 302호에 있어요. 용의자 이름은 유세인 입니다.”

    “제보 하시는 분 성함은요?”

    “아영이요. 김아영.”

    @@@@@@@@@@@@@@@@@@@@@@@@@@@@@@@@@@@@@@@@@@

    (띠리리)

    투박한 벨소리가 울리자 라면을 먹고 있던 창석이 급하게 소파로 달려갔다.

    “예! 장 사장님. 하하 이제 일어나셨나 봐요.”

    “그래. 자네 지금 어디야?”

    “아직 집입니다.”

    “그래? 속이 남아나지 않네 그려. 유 실장 자네 지금 사우나로 좀 나오겠나? 술독 좀 빼고 사업이야기도 좀 하고.”

    ‘오호라! 이젠 사장이 아니라 실장이라 그거지?’

    소재원 sojj12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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