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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의 대만힌국.(3)

  • 작성일 2009-05-29 15:52:20 | 수정일 2009-06-22 17:23:14
  • “다시 한 번 물어 볼게. 마이킹 얼마라고?”

    “저. 저기.”

    망설이 듯 느껴지자 천이 구두를 닦다 말고 다시 허리를 세우려 했다. 사내는 급하게 소리쳤다.

    “마이킹 없습니다! 아가씨들 빚 하나도 없는 깨끗한 아가씨 들입니다!”

    “하하 그래야지. 그래. 그럼 아가씨들 서류 어디 있어?”

    천이 만족스러운 대답에 웃음을 보이며 소파에 앉았다. 모습을 지켜보던 한 사내가 재빨리 일어나 부서진 책상에서 종이를 한 뭉치 찾아왔다. 이리저리 서류를 확인하던 그가 다시 말했다.

    “이봐. 빠진 게 있잖아. 차키랑 대포차 서류.”

    “아! 예.”

    재빠른 행동으로 다시 서류를 찾아 천에게 건넸다. 세 명의 사내는 여전히 쓰러져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그들을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한 장 한 장 천천히 서류를 읽어 내려갔다.

    “이상병이 누구야?”

    서류에서 채권자 이름을 찾아 낸 그가 조금 전 자신에게 서류를 가져다 준 녀석에게 물었다.

    “접니다.”

    녀석의 대답 대신 옆에 이마가 훌러덩 까진 사내가 대답했다.

    “범휘 아우. 저 새끼 신분증 복사하고 차에 있는 채권 양도 서류 좀 챙겨와.”

    “예. 형님.”

    범휘가 다가가자 사내는 자연스럽고 빠른 행동으로 지갑을 열어 신분증을 꺼냈다.

    “뭐야. 이 새끼 내일 모레면 마흔이네.”

    신분증을 확인한 범휘가 피식 웃었다. 사내를 한심하게 바라보며 현관을 빠져나갔다. 그 자리에 천이 대신 다가왔다. 사내의 표정이 굳어졌다.

    “뭐야. 나이 처먹고 이 짓거리 하는 거야? 이 일 하기 전에 뭐했어?”

    “그냥 놀았습니다.”

    “이야.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잘나간다는 백수건달이야? 하하하.”

    천의 농에 병풍처럼 서있던 사내들이 걸쭉한 웃음을 보였다.

    “담배한대 펴.”

    천이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사내에게 건넸다. 하지만 머뭇거리며 조심스럽게 그의 눈치만 볼 뿐이었다.

    “괜찮으니까 한태 펴.”

    망설이는 사내에게 재차 권하며 억지로 담배를 물려주었다. 사내가 담배를 깊게 빨아 내쉬는 순간 천이의 손이 사내의 뒤통수를 강타했다.

    (짝!)

    “개새끼야. 대가리 돌리고 펴.”

    @@@@@@@@@@@@@@@@@@@@@@@@@@@@@@@@@@@@@@@@@@

    “언니 오늘 예약 손님 있는데.”

    “누구?”

    “저번 주에 세븐틴 7명이나 먹고 간 손님들 있잖아.”

    “아! 그래? 오늘 제대로 된 호구들 오네. 호호.”

    북적거리는 룸살롱 대기실. 언제나 그렇듯 아가씨들은 화장을 하거나 손님과의 전화통화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 중 구석에서 이리저리 수첩을 뒤적거리며 소리를 높이는 한 아가씨가 보인다.

    20대 후반, 긴 생머리에 요염한 얼굴을 하고 있는 아가씨였다.

    “사장님! 지금 장난하세요? 싸인지 수금해 주신다는 날짜가 오늘이잖아요. 외상술을 먹었으면 제때 주시기라도 하셔야죠! 정말 서운하네요. 어려우신 건 알겠지만 저도 가게에 입금해야 되는데 이러시면 안 되죠.”

    한참 실랑이를 벌이는 그녀에게 한 아가씨가 다가왔다. 짧은 단발머리. 작고 연약한 체구와 새하얀 얼굴은 화류계의 여성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청순한 이미지였다. 사내들의 손길이 허락되지 않을 것 같은 그녀의 모습에 남자들의 간절함이 얼마나 클지 쉽게 짐작 되었다.

    그녀는 아가씨에게 눈인사를 하며 웃어 보였다. 하지만 표정과는 다르게 입은 계속 사나운 소리를 내질렀다.

    “아! 사장님 그럼 내일 오전 중으로 입금 해주세요. 저도 이 이상은 힘들어요. 사장님 접대자리라고 해서 얼마나 신경을 써드렸는데요. 몰라요! 저도 더 이상은 안 돼요. 끓을게요.”

    신경질 적으로 휴대전화기를 던져버리는 그녀. 기다렸다는 듯이 아가씨가 말을 걸어왔다.

    “뭐야. 분당 최고의 실장님께서.”

    “아영아 말도마라. 이 새끼 완전 개진상이야. 아! 열 받아.”

    “그러니까 연수언니도 이제 카드라도 받아서 장사해. 카드를 왜 안 받는 거야?”

    “우리 현찰로 한 병 팔면 10만원 밖에 더 떨어지니? 그런데 카드로 팔면 수수료 빼고 7만원이잖아.”

    “참! 언니, 그래도 외상술로 줘서 술값 띵기는 것 보다는 났지. 요즘 다 카드로 하지 누가 현찰을 바리바리 쌓아놓고 다녀?”

    “예전에는 폰뱅킹으로 그 자리에서 다 쏴주고 했는데 요즘은 왜들 그러는지 몰라.”

    연수와 아영. 둘의 대화가 점점 속도를 냈다. 연수의 얼굴이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벌겋게 달아올랐다. 붉은 그녀의 얼굴은 묘한 요염함을 풍기고 있었다. 갈증을 느낄 때 한입 베어 물고 싶은 잘 익은 사과와 같았다. 그런 그녀의 표정에 아영의 얼굴은 재미난 것을 발견한 갓난아이처럼 천진한 웃음을 보이고 있었다.

    소재원 sojj12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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