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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사고 예방은 당연히 해야 할 일”

  • 작성일 2012-07-25 18:30:53 | 수정일 2012-07-29 21:44:50


  • 해남군산림조합은 박준범 상무의 발 빠른 대처로 고객의 대출금 3억 3500만 원이 금융범죄자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이번 금융사기를 모의한 사기범들은 동종전과가 있는 범죄자로 이미 인근지역에서 1차 피해를 입힌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에는 모 금융기관의 안이한 대처로 피해를 막을 수 없었으나 이번에는 박준범 상무가 적극적으로 대처로 거액의 금융사기사건을 초기에 막을 수 있었던 것이다. 박 상무는 금융피해를 막은 모범사례로 꼽혀 각계각층의 격려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인데도 “산림조합 직원이라면 모두가 그렇게 했을 것”이라며 겸손해 했다.


    피해자의 무지와 방심이 금융사기 피해를 불러

    해남군산림조합에 대출을 신청한 김 모 씨는 A씨에게 산림조합 통장의 인터넷뱅킹 인증서과 보안카드(OPT)들 넘겨주었다. 그런데 이것이 화근이었다. 김 씨는 인터넷뱅킹 인증서와 보안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A씨가 어느 곳에든지 돈을 인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다.


    김 씨가 앞으로 벌어질 상황을 전혀 짐작도 못하고 있는 사이, 그의 대리인은 해남군산림조합에서 정상적으로 대출을 받았다. 대출승인이 떨어지고 김 씨의 계좌로 대출금이 입금 완료되었다. 그런데 5분이 채 되지 않아 3억 3600만원의 대출금 중 3억 3500만 원이 김 씨의 산림조합 통장에서 빠져나가 대구은행 계좌를 거쳐 다시 제3자 명의의 우리은행계좌로 이체되었다. 사정이 이런데도 본인들은 이런 사실을 까많게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이 상황을 의심한 대구은행 사기담당자가 우리은행과 해남산림조합에 전화를 걸어 “금융사기로 추정 된다”는 연락을 해왔고 이런 사실을 전달받은 우리은행은 일단 B모 씨의 계좌를 지급정지 시켰다.


    박 상무의 활약

    해남군산림조합 박준범 상무의 발 빠른 대처는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금융사기사건이라 판단한 박 상무는 우선 우리은행에 전화해 이동 된 자금의 잔존여부를 확인했다. 불행중 다행으로 3억 3500만 원이란 돈이 그대로 우리은행에 지급 정지된 상태로 남아 있었다. 박 상무는 우리은행 관계자에게 읍소해 범죄혐의자에게 법적조치를 취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정보를 얻어냈다. 다행히도 우리은행 측에서 일정부분은 협조해 주었다.
     
    박 상무는 먼저 예금ㆍ인터넷뱅킹 등 대출관련 서류를 챙겼다 그리고 해남경찰서를 향해 뛰었다. 마침 그 시간이 점심시간이었다. 담당 직원 대부분이 자리를 비우고 없었다. 마침 자리를 지키고 있던 타 부서 직원을 만나 급한 상황을 호소했다. 연락을 받은 지능범죄수사팀이 속속 도착했다. 이때부터 우리은행계좌에 지급 정지돼 있는 피해금액을 돌려받기 위한 작업이 시작되었다.


    그때였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피해자 김 씨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112에 신고하고 피해조사를 받으러 가는 길이라고 했다. 박 상무는 피해자에게 “경찰서에 출두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박 상무는 피해자 김 씨에게 오늘 중으로 법적조치를 마무리 하지 않으면 현재 지급정지 돼 있는 자금이 풀려 사기범죄자의 손에 넘어갈 수 있는데 경기도에 있는 피해자가 오늘 중으로 법적조치를 취하는 것을 불가능하다는 점을 설명했다. 박 상무는 또 이곳에서 사건을 처리해야 오늘 중으로 처리할 수 있으니 자신에게 맡겨두라고 요청했다. 피해자 김 씨는 박 상무의 의견을 따랐다.


    경찰서에서 필요한 서류를 꾸미는 동안 시간은 오후 6시를 향해가고 있었다. 박 상무의 귀에는 시계바늘 가는 소리가 환청으로 들렸다. 마음이 급하니 지금하고 있는 작업이 더디게만 느껴졌다. 6시를 몇 분 남겨두고 마침내 모든 서류가 완비됐다. 소리를 지를 수는 없었지만 환호와 안도의 순간이었다. 박 상무를 비롯한 직원 모두가 비로소 긴장을 풀었다.


    이튿날 박 상무는 통장을 압류하기 위해 변호사 사무실을 찾았다. 거액의 현금을 압류하기 위해서는 1억 원이 넘는 공탁금과 또 변호사 성공사례금을 줘야 했다. 그런데 다행이도 좋은 변호사를 만나 변호사 기본 수임료를 가지고 법적인 조치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박 상무는 그 일로 신세진 권세진 변호사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상반된 평가, 산림조합 갈 길이 멀다
    해남경찰서의 모 형사는 “이번 사건은 관내에서 벌어진 거액의 금융사기 피해를 막은 모범사례”라며 “박 상무에게 표창을 줘야한다고 말했다.


    산림조합중앙회에서도 박 상무에게 전화를 걸어 박 상무의 발 빠른 대처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 산림조합 감사였단 85세의 전 모 씨도 박 상무에게 전화를 걸어 “정말 좋은 일했다”며 자신의 일처럼 고마워했다.
     
    그러나 일부 임원들의 눈에는 이런 박 상무의 행동이 탐탁지 않게 보였던 것 같다. “우리 산림조합이 책임질 일도 아닌데 상무란 사람이 저렇게 채신머리없이 행동 한다”는 비난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 말쯤은 못 들은 척 넘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이 모 이사는 “내부 공모가 의심되므로 조합장과 박 상무의 퇴직금을 가압류해야 한다”고 공공연히 주장했다. 그 말을 들은 박 상무는 모멸감으로 치를 떨어야 했다. 그런데 이 일은 이 모 이사의 주장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박 상무는 퇴직을 며칠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산림조합 이사를 앞에서 자신을 변호해야 하는 수모를 다시 겪어야 했다.


    금융은 한시라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직업
    박 상무를 말했다.
    “금융은 관리자를 비롯해 직원들이 잠깐만 방심해도 사고로 이어집니다. 그러니 한시라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겁니다. 예전에 금융감독위원회에서 감사를 나온 적이 있었는데 그 다음 날 바로 돌아갔습니다. 왜 그랬는지 모르시겠지요?”


    박 상무는 잠시 웃음을 보였다.


    “조사하러 나온 분이 평소에 어떻게 관리하느냐고 묻기에 내가 하던 대로 설명해 주었습니다. 당일의 거래를 당일에 확인할 수는 없다. 그래서 다음 날 출근과 동시에 모든 입출금 내역을 확인해 처리하고 있다. 그랬더니 더 이상 조사할 필요가 없다며 바로 돌아갔습니다.”


    기자가 물었다.
    “직원들에게 너무 가혹하게 대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얘기가 돌던데......”
    박 상무는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금융기관도 각각 수준이 다릅니다. 직원들을 어느 정도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하는데 공개 채용된 직원이 있는 반면에 인맥으로 들어온 직원도 있어 실력의 편차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런 직원들을 교육시키는 것도 관리자의 의무입니다. 금융사고 터져 산림조합이 고객의 신뢰를 잃고 비난 받는 것보다는 좀 엄하게 하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고객에 대한 불친절만큼은 용서할 수 없어
    박 상무는 말을 이어갔다.
    “나와 우리 직원들은 고객들께서 산림조합을 이용해 준 고객들의 덕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이 우리산림조합을 이용해 주지 않는다면 우리의 급여는 누가 줍니까? 그래서 우리 직원 중에 누구라도 고객께 함부로 하는 것을 보면 고객이 보는 자리에게 직원을 질책을 합니다. 제3자가 보면 직원에 대한 인격적 모독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앞으로도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금과 같이 할 것입니다.”


    산림조합의 개혁과 발전은 남은 자의 몫

    박준범 상무는 7월 26일 오후 5시 산림조합 2층에서 정년퇴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화려하지 않았지만 농협과 산림조합을 넘나들며 조합원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34년의 직장생활을 정리하는 것이다.


    그는 고흥출신이다. 그렇지만 해남이 좋아 해남에 뿌리를 내리고 살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 텃밭이 작은 땅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란다.


    해남 사람 모두는 아닐지라도 해남군산림조합에서 그를 상대했던 누군가는 그를 그리워하게 될지 모른다.


     

    <전라닷컴 윤승현>

    관리자 news@jeo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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