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대표, 6.15 남북공동선언 발표 12주년 기념식 인사말

  • ■ 이해찬 대표
     
    오늘 남북 6.15 정상선언 12주년이 되는 날이다. 조금 후인 12시 무렵 두 정상이 남북정상선언을 하며 꿈을 이루는 모습을 특별수행원 단장으로 현장에서 지켜보았다. 그 때의 그 감격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성남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북한 평양공항에 도착하기까지 불과 4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다녀본 곳에서 가장 가까운 외국의 수도다. 이렇게 가까운 나라를 왜 그러게 못 갔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에서 대구 가는 정도의 거리밖에 되지 않고, 직선거리로 300km밖에 되지 않는 거리를 60년 동안 와 보지 못했다는 것이 비극이었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모였다. 여기서 면면을 뵈니 너무 비장하시고 근엄해서 통일의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느껴진다.
     
    그렇다. 남북관계가 이렇게 오랫동안 경색되어 많은 것이 망가지고 있다. 인도적 차원에서 쌀을 많이 지원해왔는데 얼마 전에는 정부의 북한 비축미가 1,500만석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보통은 7-8백만석이 적정분량이다. 쌀은 부패하기 때문에 북한에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하자고 그렇게 많은 사람이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지원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가 청사에 보관하고 있는 쌀을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하자는 제안을 끝내 거절한 정권이 이명박 정권이다. 그 쌀 중 800만석은 외국에서 1가마니에 4-5만원에 사오는 식품가공공장에 헐값에 팔았다고 하는데 그 쌀이 어디에 쓰였는지는 알 수가 없다. 정부가 사용처를 분명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이렇게 아까운 쌀을 썩히면서 동포에게는 못 주겠다는 비인도적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이 정권이었다. 아마 다음 정권이 들어서도 그런 사고방식은 나아지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야만 기본적으로 이 문제를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
     
    저는 참여정부와 국민의 정부에서 북을 방문해 대화를 많이 했다. 대화를 하며 느끼는 것은 정말 고위지도자든 서민들이든 더 이상 남북관계가 대치로 가서는 안 된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든 교류로 풀어야함을 알고 또 그렇게 하고 싶다. 그런데 이를 방해하는 세력이 많기 때문에 원활하게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이번에 정권교체를 해서 다시 되돌려놓지 않으면 엄청난 부담을 계속 져야한다. 우리나라의 국방비 부담이 거의 30조원에 가깝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영국, 프랑스, 독일의 경우는 국방비 부담이 적다. EU가 공동체를 이뤄 대치적 국방이 아닌 최소한의 국민 통제 속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국방비가 많이 들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서해안의 군비는 증강되고 있다. 300억불 가까운 국방비를 쓰고 있고, 중국은 500억불이 넘는 국방비를 쓰고 있으며, 일본도 마찬가지다. 이 정부가 서해바다를 항공모함과 이지스함이 대치되는 바다로 만들었다. 우리는 그런 강대국과 군비경쟁을 해서 살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해바다를 평화의 바다로 만드는 것이 6.15 정신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다.
     
    이런 목적을 살려 정말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깃들여지게 하기 위해서는 이번 대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정권을 교체하면 남북교류를 빨리 시작해야 한다. 지난 10년 동안 참여정부와 국민의 정부가 많이 했지만 여러 방해공작과 주변 환경의 어려움 때문에 진도가 많이 나가지 못했다. 이번에 정권을 교체하면 일제히 남북교류를 시작해 다시는 돌아갈 수 없게 진도를 많이 나가야 한다. 그래서 남북관계 의존도가 서로 커져서 교류가 끊어지면 서로 간 부담이 가는 수준까지 가야만 어떤 정부가 들어와도 돌이킬 수 없는 그러한 남북교류, 화해의 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정말로 화해 공존해야만 우리경제가 국제환경 속에서 안정되게 발전할 수 있다. 조금만 경색되어도 우리는 해외무역의존도가 높고, 증권시장이나 채권시장에 외국자본이 많이 들어와 있기 때문에 고금리 혹은 자금이탈을 많이 겪게 되는 나라다. 그런 환경을 없애기 위해서도 정권교체를 반드시 해 매듭을 지어야 한다. 부족한 당이지만 최선을 다해 정권을 교체해 여러분과 함께 남북관계를 개선하는데 매진하겠다. 함께해주시기 바란다. 감사하다.
     
     
    2012년 6월 15일
    민주통합당 대변인실
    • 관리자 news@jeo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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