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간 동맹은 연애결혼이 아니다

  •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며칠 전 미국의 비영리단체 ‘국제문제협의회’ 초청 연설에서 "한미동맹은 안보동맹과 경제동맹을 넘어 가치동맹"이라고 주장했다.
     
    “냉철한 ‘국익’ 계산에 입각한 한미동맹보다는 공유하는 가치에 기반한 동맹이 호혜적이고 영속적일 것으로 확신”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제정치 현실에 비춰볼 때, 이와 같은 김성환 장관의 주장은 이해하기 매우 어렵다.
     
    국가 간 “동맹은 연애결혼이 아니라 편의에 따른 동거”이다. 해당 국가의 자율성과 국익의 변동에 따라 결성되고 조정되는 것이다. 물론 국가 간 세력균형을 효과적으로 이루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냉철한 국익 계산을 최우선으로 하지 않는 한미동맹’을 희망하는 김성환 장관의 주장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지 당혹스럽다. 그 누구보다도 냉철하게 국익을 계산해야 할 대한민국 외통부장관이 아닌가?
     
    게다가 14일 ‘제2차 외교․국방장관(2+2)회의’ 공동성명 발표 이후 ‘한미동맹 목표가 북의 도발과 위협을 억제하고 저지하는 수준을 넘어 중국 견제임을 본격적으로 선언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당장 내년부터 차기 정부는 주한미군방위비분담 문제 등을 비롯해서 한미동맹 관계에서 냉철하게 국익을 계산해야 하는 지난한 협상을 해야 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국익에 기초한 동맹만을 강조해도 충분한데 김성환 장관은 과도하게 ‘한미동맹은 가치동맹’임을 강조했다. 이는 중국과 북한에 불필요한 긴장과 견제를 야기해서 결과적으로 국익에 역행하는 것이다.
     
    김성환 장관에게 대한민국 외통부 장관으로서의 깊고 충분한 고뇌가 있었는지 문득 궁금하다.
     
    2012년 6월 20일
    민주통합당 부대변인 양보현
    • 관리자 news@jeo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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