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정강정책연설[전문]

  • 국민 여러분께 인사 올립니다.

    이번에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에 선출된 박영선입니다.

    이제 삼일 후면 세월호 참사 한 달이 되는 날입니다.

    대한민국은 한 달 내내 울었습니다.

    너무 아프고, 너무 미안하고, 너무 아려서 아마 국민여러분들도 가슴속 눈물을 그칠 수가 없으셨을 겁니다.

    희생자 분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 분들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지난 일요일, 저는 안산 합동분향소를 다시 찾았습니다.

    자식 잃은 엄마의 그 커다란 고통 무엇도 해 줄 수 없었던 그 비통함을 생각하니까 분향소 영전 앞에서 그저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너무나 미안하다, 그리고 절대로 잊지 않겠다’ 이렇게 결심하면서 국화꽃 한 송이를 올려놓았습니다.

    기다리라는 말만 믿고 있다가 하늘나라로 간 친구들 그 억울함, 그 슬픔, 그 괴로움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많은 사람들, 바로 이제 새정치민주연합이 지켜줘야 할 국민입니다.

    또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존재 이유이기도 합니다.

    세월호 참사 특별법, 빠른 시일 내에 제대로 제정해서 대한민국에서 다시는 이런 참사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미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기 위한 “특별법”, 우리 모두를 반성하는 특별법,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특별법 제정을 국민여러분 앞에 내놓았습니다. 

    정부에 세월호 참사 문제를 맡길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정부도 이번사태의 책임자입니다. 그래서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가 이 문제를 처음부터 끝까지 이제 책임져야 합니다.

    “특별법”에는 희생자 유가족 분과 실종자 분들에 대한 피해대책, 진상규명과 책임자에 대한 준엄한 처벌, 또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정부에 대한 처벌. 

    참사의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와 정책 수립, 유가족 및 전 국민의 상처를 닦아줄 수 있는 사회적 치유대책 등을 담아야 합니다. 

    5월 '비상임시국회'에서 세월호 참사 관련 상임위가 열리면 세월호 참사를 밝히라는 그리고 진실을 알려달라는 국민의 요구에 응답해야 합니다.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개최해서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 소재를 명확히 밝혀야 합니다.

    그리고 최후의 실종자 1인을 찾을 때까지 구조작업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이 일에 대해서는 새정치민주연합도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이제 대한민국은 세월호 이전의 정치와 결별해야 합니다.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책임지지 못하는 낡은 정치를 버려야합니다.

    2014년 대한민국의 모습은 어떠했습니까.

    지난 2월 송파에서는 생활고를 비관하며 세 모녀가 죽음을 선택했습니다.

    같은 달 경주 리조트 붕괴사고로 대학생들이 희생되었습니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로 꽃 같은 고등학생을 비롯한 많은 희생이 있었습니다.

    대한민국 어디에도 안전한 곳이 없다는 불안이 엄습해 오고 있습니다.

    국민은 정부를 믿을 수 없다고 분노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만 달려가는 속도의 시대를 넘어 국민의 안전과 삶을 위한 대한민국 이윤과 욕망의 노예가 아닌 정의와 공정의 대한민국 평범하고 성실한 사람들이 피해보는 세상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살만한 대한민국으로 가야 합니다.

    그래서 불평등이 대물림 되지 않는 사회, 정의로운 대한민국으로 가야 합니다.

    사람을 사랑하고 생명을 존중하는 가치가 넘쳐나고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그러한 세상으로 가야 합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다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우리는 모두 존엄한 존재이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생명이라고 선언해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

    6월 4일 지방선거, 풀뿌리 민주주의 4년이 결정되는 날입니다.

    국민의 삶과 마을공동체의 미래가 결정되는 날입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 여러분들은 안전한 삶을, 그러한 대한민국을 요구하고 계십니다.

    사람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지방자치의 가치와 철학이 뿌리내려야 합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경제민주화, 복지, 정의, 통일의 길을 국민들과 함께 만들어가겠습니다.

    경제민주화를 통해서 불공정과 불평등을 시정하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 약속했다가 지키지 않는 경제민주화를 다시 시작해야합니다.

    복지는 삶의 희망을 만들고 우리들의 미래이기도 하며 또한 경제를 살리는 길입니다.

    50대 이상 세대의 노후, 복지, 건강을 위해서 베이비붐 세대의 실업대책, 주택연금제도 개선, 공공의료를 확대하고 의료민영화를 막아내야 합니다.

    또한 엄마의 마음으로 생활 속의 복지를 구현하는 '엄마복지시대'를 열어가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방과 후 엄마교실, 공공보육 확대, 생활임금제 도입 등이 필요하겠죠.

    또 실업급여를 연장하고, 통신비를 절감하는 생활비 대폭 절감정책을 추진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이 불안한 사회를 확실히 변화시켜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뿐만 아니라, 국민들은 온갖 악조건 속에 하루하루를 고단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모두 아시겠지만, 자살률 1위, 노인 빈곤율 1위, 출산율 꼴찌, 어떻게 이것이 우리 사회의 모습입니까?

    국민의 절반이 자신을 하층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가구당 빚은 이미 5,836만원을 넘어서서 사상 최대입니다.

    전체 임금노동자 중에 비정규직 노동자가 45.9%로 무려 837만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은 정규직 대비 월평균 임금이 절반 수준입니다.

    국민들은 박근혜 정부에게 묻고 있습니다.

    국가가 왜 존재하는지? 정부가 왜 필요한 것인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하고 국민을 행복하게 살지 못하도록 하는 정부는 무능한 정부입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정어린 반성도 없고 제대로 된 대책도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다리라는 말만 믿고 아이들이 기다리다가 죽었는데 지금도 정부는 기다리라고 합니다. 못 믿겠습니다." 라고 절규하는 유가족들의 말씀에 정부는 아직도 또 기다리라고만 합니다.

    우리는 2004년 국회 본회의장에서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발언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가장 기본적인 임무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지도 못하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은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분노하며, 국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되었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지금도 이 생각에 변함이 없는지 대통령께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정말 분노합니다.

    국민 여러분,

    야당도 믿을 수 없다고 질책하시는 국민의 마음 잘 알고 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누구를 위해서 존재하는가, 무엇을 하고 있는 정당인가? 제대로 좀 해봐라"

    라고 천둥 같은 질책을 하고 계신 것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부터 바꾸겠습니다.

    속죄의 심정을 넘어서 속죄의 길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실천하겠습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들께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 국민들의 어려운 삶의 문제를 개선하는 것에 집중하는 정책으로 임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은 출산과 보육부터 사교육, 불안한 직장, 힘겨운 노년까지 어느 것 하나 마음 놓고 살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입니다.

    엄마라는 이유로 누리지 못하는 많은 주부생활자들을 위한 새로운 정책이 필요합니다.

    육아, 가사, 집안에 있는 모든 행사가 다 엄마의 몫이라고 강요하는 세상에서, 이제 주부들에게만 강요되는 많은 의무들을 국가가 함께 나누어야 합니다.

    국공립어린이집, 유치원 획기적으로 확충하겠습니다.

    보육비, 교육비 부담 경감해야 됩니다.

    방과 후 돌봄 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일하는 여성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겠습니다.

    출산휴가, 육아휴직에 대한 지원도 더욱 강화해야 되겠죠.

    대한민국의 오늘이 있게 만드신 어르신 세대들이 좀 더 안정된 노후 생활을 살아갈 수 있도록 “건강한 노년 프로젝트”를 현실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노년의 건강문제는 어르신들의 삶의 질의 핵심입니다. 어르신들이 아프시면 정말 마음이 아프시죠. 그리고 간병하시려면 얼마나 어려움이 많으십니까. 그래서 간병서비스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화, 중요합니다.

    “보호자 간병 필요 없는 환자 안심병원” 전국적으로 확대해서 어르신들의 건강을 지키고 의료비 부담을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사교육비에 쪼들리는 가정경제를 위해서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줄이도록 해야 합니다. EBS 영어교육전문채널 신설을 통한 영어사교육비 절감, 교복 값 인하, 대학입학금 폐지를 추진하겠습니다. 중장기적으로 대학 등록금을 대폭 인하해야 합니다. 당장 국립대학교 대학등록금, 절반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학부모들의 부담을 줄이고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와 학자금 융자로 고통 받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국민의 삶을 지키는 것이 새정치민주연합의 갈 길입니다.

    서민과 중산층의 고통을 줄이고, 희망을 만들어 가는 것이 새정치민주연합의 임무이며 역할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변화는 바로 이런 일에서부터 시작될 것입니다. 돈 없고, 힘없는 사람들의 든든한 벗이 되는 것, 그러한 분들을 위해서 모든 것을 걸고 노력하는 것. 이제 지켜봐 주십시오.

    새정치민주연합은 갑의 횡포를 막아내는, 을을 위한 정당입니다.

    국민 여러분, 새정치민주연합은 야당으로서 정부여당이 바른 길을 가면 적극 협조하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국민을 대신해서 단호하게 견제하고, 그리고 감시하겠습니다.

    정치는 원칙과 기본에 충실해야 합니다. 원칙과 기본에 입각해서 지킬 것은 지키고, 바꿀 것은 확실히 바꾸겠습니다.

    민주주의와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기본원칙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국민들의 삶의 향상과 미래를 위해서 바꾸어야 할 것은 확실하게 바꾸겠습니다.

    국민에게 책임지지 않는 정부에 대해서는 당당히 맞서는 야당이 되겠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진정한 행동과 헌신으로 국민에게 다가겠습니다.

    침몰하는 선박을 두고 배에서 먼저 탈출하는 그러한 선장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저희가 제도를 정말 잘 바꾸겠습니다.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는 정부와 정치는 더 이상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새정치민주연합의 각오입니다.

    국민 여러분,

    눈물이 눈물을 삼킬 때까지 슬퍼하고, 미움이 미움을 먹을 때까지 분노하고, 아픔이 아픔을 치유할 때까지 행동하는 것이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남아있는 사람들이 살아가야 할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이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 국민들과 함께 뚜벅뚜벅 그 길을 걷겠습니다.

    슬픔과 비통의 팽목항.

    제가 방문했던 5월 5일 어린이날, 바람에 흩날리던 노란리본에 쓰여있던 사연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한번만 안아보자. 보고 싶구나, 아가. 한번만 만나보자.”

    그 사연을 쓰고 가야했던 부모님들의 마음이 어떠하겠습니까. 그 쓰라린 애절함은 살아남아 있는 우리들의 모두의 가슴에 상처로 남아있습니다.

    석고대죄의 심정으로 정치에 임하겠습니다. 지켜봐주십시오.

    오랜 시간 들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관리자 news@jeo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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