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국 정치인의 말에 반응하지 않는 나라는 주권이 없는 나라이다.

  • 최재성 원내대변인 현안브리핑


    ▷ 일  시 : 2008년 4월 21일(월) 13:50

    ▷ 장  소 : 국회정론관



    ▲ 상대국 정치인의 말에 반응하지 않는 나라는 주권이 없는 나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일본에 왜 가셨는지 파악이 되지 않는다. 공동기자회견을 보면 과거에 해 왔던 일을 주로 열거했고, 추상적인 약속을 몇가지 한 것 외에는 주목할만한 것이 없다. FTA 협상을 6월에 재개하겠다고 했다. 굳이 정상이 만나지 않아도 될 사안이다. 정상회담을 한 목적과 방위대 취지가 무엇인지 우선 정부의 설명을 들어야겠다.


    대통령 말씀 갖고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 정치인들이 가끔 한일 관계, 과거사 문제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하긴 하지만 이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말씀하셨다. 정치인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공인이고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정치인들 한마디에 남북 관계가 소원해 질 수 있고 잘 풀릴 수 있다. 정치인 말에 대해 반응하지 않는 나라는 주권이 없는 나라이다. 상대국 정치인이나 공인의 말에 침묵하는 나라는 문제가 많은 나라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어떻게 이런 표현을 할 수 있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모방송사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90% 이상이 한일 간 관계, 과거 관계는 청산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90% 이상은 압도적인 비율이다. 그런데 대통령은 일본에 가서 “역사 인식 문제는 일본이 할 일이고, 우리가 그 문제로 제약을 받으면 안된다”고 했다. 양국 간 역사인식의 문제이다. 한일 관계, 과거사 인식은 일본이 알아서 할 일이라면 국제사회가 존재할 이유가 무엇이며, 양국관계가 존재할 이유가 무엇인가? 이명박 대통령의 역사인식의 깊이가 노정된 것이어서 부끄럽기까지 하다. 쉽게 말해 한일 간 과거사 문제는 지나간 일이어서 일본이 알아서 할 일이고, 우리는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한 말씀이다. 그러나 국민 90% 이상이 한일관계, 과거사 문제는 청산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대통령의 일방적 논리전개로 국민을 가슴앓이하게 만드는 현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쇠고기협상도 이명박 대통령 말씀이 논란이 되고 있다. “마음에 안들면 적게 사면 되는 것이다. 질 좋은 고기 들여와 일반 시민이 값싸고 질 좋은 고기를 먹으면 된다”고 말씀했다. 일본과의 관계나 미국과의 관계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에게 너무 많은 희생과 굴욕을 감수하게 하고, 상대국에게는 지나친 저자세 외교를 하는 것이 아닌가 뒷맛이 씁쓸하다.


    분명 우리나라 대통령인데 발언만을 놓고 보면 국민의 마음을 전혀 읽지 못하는 것 같다. 정상외교라는 것은 자국의 이익을 관철 시키기 위한 고도의 전략적 노력이다. 그런데 자신의 인식을 전제로 무 썰 듯 일방적인 논리를 전개해 국민이 가슴앓이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난감하다.


    쇠고기 협상에 대해 “우리가 양보했다는 것은 정치논리”라고 말씀하셨다. 이는 한미 국민 말고 지나가는 외국인한테 물어봐도 한국이 100% 양보했다고 대답할 것이다. 양보한 것이 정치논리라고 한다면 우리나라 대통령이 한 말씀인지 맞는 것인지 궁금하다.


    박정희 대통령이 혼식을 장려하기 위해 혼식하는 모습을 언론에 자주 보여줬고 실제로도 혼식을 했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도 질 좋고, 값싼 미국산 쇠고기를 먹는 모습을 말씀대로라면 보여주실 듯 하다. 이런 대통령의 언어가 적어도 국민이 입는 상처, 양국 간 실리외교와는 동떨어진 것임을 명심해주길 바란다.



    ▲대통령의 외교적 방식은 매우 단선적이다.

    미국에서 부시대통령을 만나는 방미 기간 중 소위말해 대북방송 허용문제, 북한 인권문제를 두루 언급했다. 북한 연락사무소를 설치자고 제안했다. 일본에 가서도 총리를 만나 납치문제는 인도적 인권문제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했다. 한일 공조를 취하기로 한데 방점을 찍었다고 한다. 이 사안 하나하나씩을 놓고 보면 찬성하는 의견도 있고 반대하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남북관계는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쪽에서는 북학을 자극하는 발언을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연락사무소를 설치하자고 했다. 북한이 바보가 아닌 인상 신뢰를 할 수 없다. 대통령의 외교적 방식은 매우 단선적이다. 국민이 항상 걱정하고 지적하듯 너무 간편하게 단선적으로 사고하고, 직설적으로 이야기하고 행동하는 것이 외교에도 그대로 나타나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위해 외국을 방문하고 있는 기간에는 여야 간, 정당 간 정쟁을 멈추고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나갈 때 말없이 나가시고 가셔서 대한민국 국민을 서글프게 만드는 발언과 행동을 했다는 흔적이 있어 비판논평을 내는 것이 서글프다.



    2008년 4월 21일

    통합민주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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