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관련 당직자 대책회의 이회창 총재 모두발언

  • 북한의 남한길들이기에 굴복해서는 안된다
    정부는 대북원칙부터 확립해라.

    북한군은 어제(8. 3.) 새벽, “금강산관광지구에서 `불필요한' 남측 인원들을
    모두 추방하겠다”며 “사소한 적대행위에도 강한 군사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또 우리 정부가 요구한 합동조사단 수용을 거듭 거부하고 나섰다.

    북한의 담화내용은 그 자체로서 어불성설이고, 생떼에 불과하다.

    겉으로는 지난 1일 금강산 사건 정부합동조사단의 모의실험 결과와
    남북합의서 위반 주장 등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내는 금강산 관광을 중단하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


    금강산관광이나 개성관광은 북한으로서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막대한 현금주머니인데 어떻게 포기할 수 있겠는가?


    다시 말해 북한은 이명박정부가 정권초기에 국민이 총에 맞아 숨졌는데도 뚜렷한 대책도 마련하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있는 상황을 악용해 이 정권을 길들이고자 하는 것이다.

    빨리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라는 속내를 협박적인 표현을 통해 은근히 내비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과거에도 정권초기에 북한은 우리 정부 길들이기를 계속해왔다.

    김영삼정부때부터 시작해서, 김대중정부, 심지어 노무현정부때까지도 변함없이
    이어져온 길들이기의 연속일 뿐이다.

    그런데 만일 우리 정부가 남북대화 단절에 초조감을 느껴 조급함을 보이거나,
    계속해서 저자세를 보인다면 북한의 김정일은 남북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고
    지속적으로 우리를 괴롭힐 것이다.

    정권 내내 북한에 질질 끌려 다닐 것이 뻔하다.

    과거 10년 간의 좌파정권을 교체한 이 정권은 정권초기에 대북정책의 원칙과 기조를 분명하게 밝혔어야 했다.

    과거 10년간 퍼주기식 지원정책으로 핵폭탄까지 개발하게 만든 실패한 햇볕정책을 폐기할 것을 분명하게 밝혔어야 했다.

    또 상호주의에 입각한 보다 건전하고 실질적인 대북정책을 추진할 것과
    일방적 떼쓰기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의지를 밝혔어야 했다.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북한으로 하여금 얕잡아보고 과거와 같이 길들이기에 나서게 한 것이다.

    북한은 한국의 지원이 없으면 경제가 제대로 돌아갈 수 없는 처지이다.

    이명박정부는 그런 북한의 처지를 충분히 활용하면서 남북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김영삼 정부 때처럼 북한은 미국과는 ‘어깨동무’를 하면서 남측의 요구는 무시하는,
    이른바 통미봉남(通美封南)을 하려고 할 것이다.

    아마도 북한은 ‘테러지원국 해제’나 ‘적성국가 교역법 종료’라는 ‘큰 선물’을 쥐고 있는 미국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상당히 부드럽게 대응하면서 상대적으로 이명박정부에게는 한없이 못 되고 거칠게 행동할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남북관계를 경색되게 만들어 우리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넘어가서는 안된다. 이런 시련은 올바른 남북관계의 재정립을 위해 한 번은 겪어야 할 일이고, 이겨내야 한다.

    정부는 국민에게 진정한 남북평화는
    비굴할 타협이나 장밋빛 약속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

    그리고 남북관계의 일시적 경색으로 초래되는 어려움을 진정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참고 견디자고 국민에게 호소하고 설득해야 한다. 
    북한이 우리를 길들이기를 하고자 한다면 우리도 ‘길들이기’로 맞대응해야 한다.

    북한은 강한 자에게는 타협해왔다.
    도끼만행사건에서도 그랬고, 쌀을 싣고 간 우리 선박에 인공기를 게양했던 사건에서도 북한은 상대가 강하게 나가면 바로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했었다.


    정부가 이번 사건을 적당히 타협하고 수습하려 하다가는
    정권 내내 계속해서 끌려 다니게 될 것이다.

    더구나 북한이 어제 추방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위험스러운 대응방침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270여 명에 달하는 우리 국민을 아직도 북한 지역에 남아있게 하고,
    이후에도 우리 국민을 관광이라는 미명 하에 계속 북한에 보낸다면, 그것은 제2, 제3의 금강산 사건을 자초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그들이 우리 국민을 모욕적이고도 불명예스럽게 추방하기 전에
    우리 정부가 자진해서 철수시켜야 한다.

    그리고 개성관광도 빨리 중단해야 한다.

    진정한 평화는 용기에서 나온다.

    이명박정부는 더 이상 북한이 벌이는 정치쇼에 무방비로 당하지 말고
    강력하고도 실효성있게 대북정책의 원칙을 바로 세워
    자유민주주의 국가다운 면모를 하루빨리 보여주기 바란다.

    2008. 8. 4.

    자유선진당   총 재    이    회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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