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교수님 컴퓨터 한 대 만이라도 구입해주세요” 강진 S대 완도분교













  • 강진 S대 완도분교는 컴퓨터만 없다면 80년대 야학하던 장소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았다. 입구를 굳게 지키고 있는 파란색의 철망, 계단 아래 어지럽게 방치되어 있는 쓰레기들.
    계단 벽과 천정은 금방이라도 머리 위로 떨어질 것 같은 페인트 조각들이 박쥐처럼 매달려 있고 강의실은 빗물이 스며들어 곰팡이가 핀 천정과 언제 깔았는지 알 수 없는 다 헤진 장판이 분교의 현 상황을 설명해주고 있었다.

    2001년 강의실에 들여 놓았다는 컴퓨터를 켜자 14인치 모니터 화면에서 윈도우 98이 환영인사를 한다. 학생들은 윈도우98 화면이라도 떠주면 감지덕지. 군데군데 수명을 다한 컴퓨터는 모니터에 화면을 출력하지 못하고 외계인에게 보내는 듯한 삐삐 소리를 내고 있다.

    S대 완도 분교는 1, 2학년 합해 100여명 정도의 학생이 수강하고 있으며 전체가 사회복지 계열의 학생들이다. 대부분 낮에는 번듯한 직장을 다니고 야간에 분교에 나와 강의를 듣고 있다.

    강의실은 허름한 수협 건물 2층 전체를 일년 130만원(부가세 포함)에 임대해 사용하고 있으며 일반 강의실과 컴퓨터가 있는 강의실 두 칸으로 분리되어 있다. 수협은 “이 건물을 매각할 예정" 이 라며 “매각할 건물을 수리할 이유는 없다”고 했다.

    강의를 담당하는 모 교수는 ‘이런 상황이 몇 년 동안 지속돼 왔다“며 ”학생들의 학구열에 부합한 시설과 기자재를 갖추지 못해 정말 미안한 마음 뿐 이다“라고 했다. 또 ”교수들이 사비를 들여 기자재를 구입하자는 의견 까지 나왔다“ 며 ”학교 측이 교육 투자에 너무 인색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학생들의 요구는 지극히 평범했다.
    모 학생은 “지금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천정에 비 새는 것 막아주고, 비가 새서 허름한 강의실 바닥 고쳐주고, 지금 있는 컴퓨터로도 수업은 가능하니 교수님이 강의할 때 쓰실 컴퓨터 한 대만 구입해 주는 것 뿐”이라고 했다.

    "컴퓨터가 왜 필요하냐" 기자의 질문에 "사회복지 계열에는 '유아컴퓨터 지도'에 2학점 걸려 있다."고 말했다.

    학교측은 학생들의 요구에 “예산이 부족하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 예산이 생기면 해결해 주겠다. 새로운 건물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라는 답변만 되풀이 하고 있다.

    현재 S대는 완도 분교 학생 100여명으로부터 일 년 3억여 원이 넘는 등록금을 받고 있으나 임대료 130만원을 제외한 등록금 중 일부도 분교에 투자하지 않고 있다.


    강진 S대, 급식 불만... 이유 있었네

    성화대학 교수협의회의 조촐한 현판식

    • 관리자
    • Facebook Twitter KakaoStory Naver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