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도를 밤에 가면 어떨까?’

  • 우리가 어릴적에는 상상도 못했다. 낮에도 숲속을 다니는 것이 어두컴컴하고 무서웠다. 절벽이 많아서 발을 헛디뎌 떨어질까 두려웠다. 그러나, 지금은 야간 경관 사업으로 낮처럼 환한 오동도이다. 낮에 아름다움에 비할 수는 없지만 오동도를 밤에 걸어본다는 것은 새로운 낭만이 될 수 있다.
    세계적인 축제 ‘여수세계박람회’가 열리는 신항이 오동도와 함께 있어서 더욱 설레는 한밤중에 걷는 오동도이다. 박람회장 안에서 밤은 낮보다 더욱 뜨겁게 열기가 오른다. 불빛이 번쩍번쩍거려서 눈이 휘둥그래지는 박람회장 야경, 멈춰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다른 모양으로 바뀌는 불빛은 조명기술의 뛰어남을 새삼 느끼게 된다.
     
    ‘박람회장 야경을 밖에서 보는 것은?’
    박람회장 바로 곁에 있는데도 수만의 관람객들이 오동도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하루에 박람회장 안에도 시간에 쫓겨 다 보지 못하는데 오동도까지 엄두를 못내고 있다. 오동도를 이미 다녀간 사람들은 오동도 좋은 줄은 아는데, 오동도까지 갈 시간도, 힘도 없어서 주저를 한다. 그래도 여유있게 박람회장을 찾은 사람들은 늦은 시간에도 기어히 오동도를 찾아서 바깥에서 바라본 박람회장 야경의 멋진 모습을 즐기고 있다.
    해양공원에서 서대회와 꽃게찜을 먹고서 어두컴컴해지기만을 기다리다 자산터널을 거쳐서 오동도입구를 걸으면서 여수밤바다 3탄, 오동도길을 시작하였다. 엠블호텔앞이 시내순환셔틀버스 터미널이고, 박람회장 관광버스 출입구인 1문이 있어서 북새통이다. 밤인데도 낮처럼 사람과 차들로 뒤범벅이 되어서 그 광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생동감이 넘친다. 여수에서 보기 드문 모습에 세계적인 행사를 하고 있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다리가 없는 오동도
    ‘오동도는 섬이다. 오동도는 배를 타고 가지 않고 건널 수 있다. 그렇다면 다리가 있는 것이 아닌가? 아니다 다리가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건너지?’
    오동도와 수정동을 잇는 것은 바로 방파제이다. 일제강점기인 1933년 12월 10일 3년간의 공기 끝에 768m의 방파제가 완공되었다. 지금도 그 흔적이 뚜렷하게 남은 오동도 입구 절벽은 그 당시 채석을 해서 신항과 오동도서방파제를 만들었다. 오동도를 통행하기 위해서 만든 것이 아니라 신항을 보호하기 위해서 만든 방파제이다.
    오동도 방파제를 걸으면서 눈을 왼쪽으로 고정시켜야 하는 것은 엠블호텔의 화려함 때문이다. 건물 자체가 예술이지만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독특한 조명과 창문의 새나오는 불빛이 어우러져 정중동의 조화를 이룬다. 호텔앞 계류장의 해양경찰순시선이 출렁이는 파도에 흔들리는 것이 밤바다의 묘한 매력을 풍긴다.
     
     마음을 사로잡는 박람회장 불빛
    오동도를 들어서기 전부터 박람회장 하늘을 누비는 현란한 빛줄기는 그 속에 자리한 박람회장 전시관과 시설 조명을 감싸고 있다. 입구에서부터 등대까지 보는 각도에 따라서 새로운 도시가 만들어졌다. 이제껏 캄캄한 항구에 지나지 않았던 곳이 밤의 도시, 불빛 조명의 도시로 만들었다. 붉고 파랗고, 푸른불빛이 밤하늘의 별무더기처럼 퍼지고 있는 박람회장 야경은 보는 이에게 환상을 심어준다. 저기 저 곳이 바로 꿈의 도시, 요술의 궁전처럼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아가는 것 같다.
    더욱이 새까만 바다 위에 비춘 불빛은 대조를 이뤄서 뚜렷하게 다가선다. 산에 가서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것 같이 박람회장 안에서 신비함을 얻었다면 이제 오동도로 나와서 박람회장 전체적인 모습, 그것도 바다위에 떠있는 박람회장을 보아야 박람회를 제대로 보았다고 할 수 있다. 박람회 개최 이후의 여수의 새로운 모습이 한 눈에 보인다. 이후 여수가 어떻게 가야할지를 보여주는 야경이다.
    오동도를 가기 전에 방파제에 우회로가 만들어졌다. 768m의 긴 방파제를 걷기 힘들어서 동백열차를 타기도 하지만 무작정 걷는 것을 지루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다. 박람회장 바깥에 있는 유일한 전시시설인 수산체험장이 만들어져 있다. 연안 어업과 이동식 바다숲이 만들어져 있다. 밤에는 볼 수 없어도 방파제를 벗어나 목재테크를 따라 더 가까이 바다로 나서는 길이다.
       
    잠에 든 오동도 숲길
    오동도를 걸어서 찾았을 때 먼저 동백나무숲길을 걸어야 한다. 요즈음에는 목재테크로 숲길이 나있어서 밤에도 걷기가 어렵지 않다. 길 따라 가로등이 켜져 있어서 컴컴한 밤이 주는 적막감에 숲의 적막감까지 함께 포개져 있어서 마음 깊숙한 데까지 다 들여다보여진다. 싱싱한 동백나뭇잎이 푹 잠에 들어있는지 기척조차 없다.
    동백꽃잎이 통째로 떨어져 붉은 양탄자길을 만들던 길도 조용하다. 동백꽃의 전설은 슬픈 어부의 아내 이야기이다. 고기 잡으러 떠난 남편을 기다리던 아내를 겁탈하려던 도둑을 피해 낭떠러지로 떨어져 죽은 아내의 무덤에 핀 꽃이 동백꽃이다. 붉은 꽃송이에 여인의 절개를 상징하는 절개와 지조가 서려있어서 여심화라고도 부른다.
    오동도는 기암절벽을 보아야 제멋이지만 밤에는 무서워 접근을 할 수 없다. 전설을 지네와 여인의 전설을 안고 있는 용굴도 가볼 수 없다. 하늘을 가리는 후박나무 숲을 지날 때는 수백년이 된 천연림을 들어온 기분이다.
    오동도 정상에 우뚝 서있는 등대는 밤을 잊고 쉬지 않으며 세 가닥의 빛줄기를 쏘아댄다. 박람회장 빅오쇼의 현란한 빛줄기를 보아서 가냘픈 빛의 힘을 잊기 쉽다. 여수항과 광양항을 드나드는 그 많은 외항선의 희망의 빛이다.
     
    사랑을 속삭였던 신이대숲길
    옛날 처녀 총각이 손잡고 오동도를 가면 우리들은 ‘연애를 하러 간다.’고 단정을 하고, 나오는 연인을 보면 모두 신이대숲에서 뭔가를 했다는 생각에서 꺼림칙하게 여긴적이 있다. 지금은 개발로 많이 사라졌지만 동백나무보다 많은 것이 신이대였다. 밤에는 들어갈 수 없지만 신이대 숲은 길다란 길이 연결되어 있다. 한번 들어서면 빠져나오기가 힘든 길에는 움푹 들어간 곳이 있기 마련이다. 그 곳을 연인들이 껴안고 있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을 한다. "얼레리 꼴레리"
    오동도 숲길을 가로등 불빛을 따라 걸어서 상가쪽으로 내려온다. 오랜 세월 동안 조금씩 조금씩 방파제 늘이기 공사가 있었다. 이곳에 들어서기 전에 바다 수위를 측정하는 곳도 예쁘게 만들어졌고, 풍력에 의해 켜지는 가로등 불빛과 방파제 아래 환한 불빛은 물고기떼를 불러모은다. 오동도의 새로운 모습은 북방파제 끝 엑스포 등대를 가는 길이다. 중간에 남해를 바라보면서 명상에 잠길 수 있도록 친수 계단을 만들어 두었다. 등대를 오고가는 길의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서 위로 가는 길과 비를 피하면서 바닷가를 거닐 수 있는 길을 따로 만들었다.  
     
    엑스포등대 불빛 따라 걸은 북방파제
    항로법에 등대와 선박에는 반드시 왼쪽은 초록불빛, 오른쪽은 붉은불빛을 켜게 한다고 한다. 바다에서 들어오는 박람회장 입구를 표시하기 위해서 엑스포 등대 2개가 만들어졌다. 밤에 보면 박람회장쪽은 붉은색, 오동도쪽은 초록불빛이다.
    엑스포 북방파제 등대는 이전에 설치된 동방파제 등대와 같이 6층 건물 18m 높이로 만들어졌다. 등대불빛은 야간에는 빛이 20km까지 도달하며 잘 보이도록 하기 위하여 동방파제 등대와 매4초에 1섬광으로 동시 점멸을 하게 되어있다. 여수신항에 입․출항하는 선박의 안전 길잡이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오동도를 찾는 관광객에게 새로운 관광명소가 되었다.
    엑스포 등대는 여수세계박람회 주제인 '살아 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생명'과 '공존'의 개념을 결합하는 '나선(Spiral)' 형태를 모티브로 디자인됐다. 특히 등대 2개가 바라보는 곳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연출해 외국 유명 등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등대 자체가 낮에 보면 조형작품처럼 만들어져 있다. 계단을 타고서 2층으로 올라가면 겨울처럼 추워서 오래 서있지 못한다. 이곳에서 바라본 박람회장은 더 환상적이다.  
     
    연인들을 위한 북방파제길
    오동도북방파제 가는 길은 옛날부터 낚시가 잘 되는 곳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짜릿한 손맛을 즐기고 있다. 또, 연인들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곳으로 다정하게 껴안고서 걸어가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북방파제의 번쩍이는 불빛을 배경 삼아 바다 위에 떠있는 대형선박들의 히미한 불빛을 바라보면 사랑은 무르익어갈 수 있는 낭만이 깃든 곳이다.
    오동도에서 바라본 여수밤바다는 바다 그 자체로만으로도 아름답지만 휘황찬란한 박람회장의 불빛 때문에 누구나 꿈에 부푼다. 화려한 조명이 비추는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고 싶은, 주인공이 되고 싶은 설레는 꿈을 갖고 있다. 오동도 방파제에서 노래 한 곡을 부르면 그 무대의 주인공이 된다.
    박람회장만 보고 가면 후회할 것이요. 아무리 피곤해도 그녀와 그이와 함께 오동도 밤길을 늦은 시간까지 걸으면 사랑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오동도 북방파제 곳곳에는 연인들을 위해서 적당히 감춰주는 곳이 많다. 박람회장 빅오쇼를 보고서 오동도 여수밤바다를 걸으면 여수의 밤을 만끽할 수 있다.  
     
    인터넷 신문 '여수넷통' http://netongs.com/ 에 가면 여수엑스포가 훤히 보입니다.
    • 관리자 news@jeo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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